‘팝의 나라’ 뒤흔든 K팝, 트로피 11개 거머쥐다

“아미!(BTS 팬덤) 우리가 한 번 더 해냈다!(Army! We made it once again!)”
25일(현지 시각) 미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 미 3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제52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AMAs)의 대상인 ‘올해의 아티스트’ 수상자로 호명된 그룹 BTS(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마이크에 대고 외쳤다. 떠나갈 듯한 객석의 함성에 그는 한동안 입을 떼지 못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이렇게 다시 한번 상을 받게 정말 감사합니다. 지난 13년을 함께한 아미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전 세계 아미에게 영광을 돌립니다.” 미국 현지 TV 생중계 화면에선 함성 소리와 함께 손가락 두 개를 겹치는 ‘코리안 하트’로 화답하는 팬들 모습이 곳곳에서 잡혔다.
BTS는 올해 이 부문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배드 버니, 브루노 마스, 레이디 가가 등 글로벌 톱스타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BTS가 ‘올해의 아티스트’를 차지한 것은 2021년 이후 두 번째.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초의 기록이다. BTS는 지난 3월 정규 5집 ‘아리랑’을 낸 뒤 두 달 만에 이날 대상뿐 아니라 ‘송 오브 더 서머’ ‘베스트 남자 K팝 아티스트’ 등 3관왕에 오르며 건재함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BTS·케데헌·캣츠아이 등 11관왕 “K팝 잔치”
이날 오프닝 무대부터 K팝이 미 전역에 울려 퍼졌다. BTS가 시상식 전날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선보인 ‘월드 투어’ 중 5집 앨범 수록곡 ‘훌리건’을 부르는 영상이 독점 송출됐다. 진행을 맡은 퀸 라피타는 “BTS가 현장에 오고 있다”며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다.
BTS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시상식은 K팝의 축제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영화 속 가상 K팝 걸그룹 ‘헌트릭스’(이재·오드리 누나·레이 아미)가 부른 ‘골든’이 ‘올해의 노래’ 부문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특히 ‘올해의 노래’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더 페이트 오브 오필리아’ 등 쟁쟁한 경쟁작을 물리쳤다. 실제 노래를 부른 이재와 레이 아미가 현장을 찾아 수상의 기쁨을 만끽한 것도 잠시 다음 순서는 하이브와 미국 게펜레코드가 합작해 만든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가 이어받았다.
캣츠아이는 신곡 무대 ‘핑키 업(Pinky Up)’으로 특유의 강한 안무와 퍼포먼스에 발랄함을 곁들여 여성 걸그룹 파워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캣츠아이는 이날 ‘올해의 신인 아티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첫발을 내디뎠다. ‘브레이크스루 팝 아티스트’ ‘베스트 뮤직비디오’까지 3관왕에 오른 캣츠아이는 “우리 문화를 세계적인 규모로 선보일 수 있게 영감을 준 방탄소년단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캣츠아이의 한국인 멤버 윤재는 한국어로 “멤버들과 이 순간을 함께해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베스트 여자 K팝 아티스트’ 수상자로는 트와이스가 호명되면서 총 51개 부문으로 나뉜 이번 시상식에서는 11개 부문에서 K팝 가수(팀)와 장르가 수상했다. 이날 미 피플지와 USA투데이는 이번 AMAs에 대해 “K팝 대잔치(Kpop’s biggest night)”라고 전했다.
◇ 보랏빛으로 물든 라스베이거스
BTS는 이번 시상식이 열리는 동안 라스베이거스 전역을 보랏빛으로 물들이게 했다. AMA는 100% 팬 투표로 이뤄지는 만큼 이번 수상은 BTS가 군 복무에 따른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팬덤의 굳건한 지지를 받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미 빌보드 차트마스터 집계(21일 기준)에 따르면 BTS는 누적 1018만장 상당의 음반 판매(EAS)와 25억 3000만회 이상의 글로벌 스트리밍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매 8주 연속으로 앨범의 전 수록곡을 빌보드 글로벌 200에 진입시킨 것도 역사상 처음이다.
임진모 음악 평론가는 “BTS가 ‘K’라는 정체성을 미국 시장에 굳건하게 알린 것은 역사적으로 높이 평가할 부분”이라면서 “BTS의 이번 앨범이 사색적이고 성찰하는 K팝의 면모를 선보인 것은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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