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보자는 민심 무섭다카이” vs “골든크로스, 판 뒤집어졌데이”

“이번에 한번 싹 갈아가 대구 민심 무서운 거 보여줘야 된다카이.”
“뭔 소리고. 바뀌면 안 되제. 자존심이 걸린 문제데이.”
26일 오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선 상인 표옥희(79)씨와 손님 황모(56)씨 간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졌다. 20년간 수선집을 운영해 온 표씨가 “민주당이 한다고 나아지겠나. 말로만 그카지”라고 하자 황씨가 “국민의힘 하도 못해가 이번에는 민주당 찍어보겠다는 사람이 천지”라고 했다.
역대 대구시장 선거는 보수 정당 후보가 정해지고 나면 주목을 못 받는 경우가 많았다. 1995년 1회 지방선거 이후 단 한 번도 민주당 계열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맞붙는 이번 선거는 막판까지 혼전이 이어지고 있다.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선 김부겸 후보가 추경호 후보를 두 자릿수 차이로 앞섰고, 최근 한 달여는 오차 범위 안에서 접전이 계속됐다. 기자가 대구를 찾은 26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CBS 조사에선 추 후보가 50.1%로 김 후보(41.1%)를 앞질렀다(24~25일 대구 유권자 1001명 대상 무선 자동응답 조사). 이날 발표된 한국리서치·KBS 조사에선 김 후보가 42%로 추 후보(38%)를 오차범위(±3.5%포인트) 내에서 앞섰다.(21~25일 대구 유권자 800명 대상 전화 면접 조사).
북구 칠성시장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구자칠(65)씨는 최근 마음을 바꾼 유권자 중 한 사람이다. 구씨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하나 못 끊어내는 게 답답해가 회초리든다는 생각으로 지난주까지도 김부겸 후보를 찍을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러다 지난 23일 추 후보와 함께 칠성시장을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구씨는 “허리도 굽고 나이가 많이 드셨더라. 마음이 짠해 이번 한 번은 국민의힘 후보를 밀어줄 생각”이라고 했다.
수성구민 이모(56)씨는 “민주당을 뽑으려다가 스타벅스 사태를 보고 거부감이 들더라. 균형을 좀 맞춰줘야 되겠다는 생각에 추 후보를 밀어주기로 했다”고 했다. 칠성시장에서 생선 가게를 하는 노윤금(61)씨는 “지금 대통령은 내 죄는 죄가 아이고 넘의 죄는 죄라는 거 아입니까”라며 “다 넘어가게 생겼으니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한번 더 밀어줄라칸다”고 했다.

하지만 시민들 가운데는 “여당 후보를 찍어서 대구 경제를 바꿔야 한다”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았다. 남구 봉덕신시장에서 49년간 식당을 운영하는 김민자(70)씨는 “남편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구의원도 했었지만 지금은 다 돌아서서 우리 부부 모두 민주당을 지지한다”며 “매번 국민의힘만 하니 대구가 발전이 없다. 지금이 바꿀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달성군민 양모(63)씨도 “40년 전 대구로 시집올 때만 해도 대구가 전국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도시였는데 지금은 열 손가락 안에도 못 든다”며 “이번에는 김부겸 후보를 밀어주겠다”고 했다. 수성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68)씨는 “이재명 정부에서 민주당 시장이 당선되면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도 빨리 추진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결국 막판에 어느 쪽 지지층이 더 많이 투표장에 나오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추 후보가 대구시장에 출마하면서 치러지는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예상 밖 접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달성군은 2024년 총선에서 추 후보(75.31%)가 민주당 박형룡 후보(24.68%)를 상대로 크게 이긴 곳이다. 그런데 에이스리서치가 대구MBC 의뢰로 지난 17~18일 달성군 유권자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 자동응답 조사에서, 민주당 박형룡 후보(41.7%)와 국민의힘 이진숙 후보(48.5%)의 지지도가 오차범위(±4.4%포인트) 내였다.
성서5차산업단지 앞에서 만난 김영진(32)씨는 “이진숙 후보는 대구에서 별다른 활동이 없었는데 박형룡 후보는 여러 번 선거에 나와서 마음이 간다”고 했다. 반면 달성군 다사역 인근에서 만난 신창섭(70)씨는 “이진숙 후보는 말도 시원시원하게 잘하고 국회에 가서 잘 싸울 것 같아서 지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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