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껴안거나 신체 접촉” 생활관서 상병 수개월 강제추행한 간부

한 육군 부대 내에서 간부가 병사를 수개월간 강제 추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지휘부가 이를 묵인하면서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26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경기도 한 육군 부대에서 남성 하사가 남성 상병을 강제추행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피해자인 A 상병은 “지난해 5월부터 가해자인 B 하사가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는 신체 접촉을 했다”며 “10월부터는 억지로 껴안고 입을 맞췄다”고 주장했다. 또 “밤샘근무 뒤 생활관에서 자고 있는데 팔베개를 하며 자장가를 불렀고 저를 들어 올려 몸 위에 올리는 등 강제 추행이 지속됐다”고도 언급했디.
A 상병은 “피해가 있을 때마다 손을 뿌리치거나 몸을 밀어내고 자리를 뜨는 등 강하게 저항했지만” 소용없었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A 상병의 신고는 지난 1월 23일 처음 부대에 접수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피해자 보호나 가해자 분리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상병은 “가해자가 신고자가 누구인지 찾겠다며 폭언을 하고 다른 병사 2명을 폭행했다”며 “너무 무섭고 불안해 자살 충동까지 들었다”고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A 상병을 도운 소대장도 당시 부대의 조치에 대해 토로하는 입장을 전했다. 군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지휘관은 피해 사실을 인지하면 피해자에게 고충 처리 절차를 안내하고 성고충센터에 즉시 보고해야 한다.
이와 관련, 소대장 C 씨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면담한 뒤 사안의 심각성을 파악해 중대장에게 보고했지만 20여 일 동안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C 씨가 대대장에게 직접 보고한 뒤에야 사건은 지난 2월13일 성고충센터에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실제로 분리된 것은 최초 신고 한 달이 넘은 2월 27일이었다. 가해자는 이후 다른 부대로 전출됐다.
A 상병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기분이었다”며 “스트레스로 일주일에 5㎏씩 빠졌고 지금도 약 없이는 잠을 못 잔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군 관계자는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사건을 보고받고도 매뉴얼에 따라 조치하지 않은 중대장과 행정보급관은 2차 가해로 신고돼 조사가 끝났다”면서 “징계위원회 회부 등 절차에 따라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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