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년간 80조 규모 ‘성과급 자사주’ 사들인다
삼성전자가 노사 합의를 통해 ‘특별 성과급’을 현금 대신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시작될 전망이다. 협상 타결 이후 주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이 조치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관심사다.
26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352조원, 내년과 내후년은 각각 444조, 424조원 안팎이다. 27일까지 진행되는 삼성전자 노조 투표에서 잠정 합의안이 가결될 경우, 사측은 DS(반도체) 부문에는 ‘사업 성과의 10.5%’를, DX(스마트폰·가전) 부문에는 ‘1인당 600만원 상당’을 내년 초 자사주 형태로 지급한다. 회사는 향후 10년간 특별 성과급을 주기로 약속하면서, 올해부터 2028년까지는 ‘반도체 영업이익 200조원’, 2029년부터 2035년까지는 ‘반도체 영업이익 100조원’을 달성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사측이 향후 3년간 지급해야 할 자사주는 130조원 어치에 달한다. 다만 회사가 세금을 원천징수한 뒤, 세후 기준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만큼 실지급액은 80조원 규모(소득세율 40% 안팎 적용)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직원 동기 부여와 주가 부양
삼성은 시장에서 꾸준히 주식을 사들여 비축해 놨다가 내년 초에 직원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한다. 하나는 이번 합의에서 직원들의 성과급을 회사 주가와 연동한 만큼, 동기 부여와 함께 핵심 인력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합의에서 성과급의 3분의 1만 즉시 매각할 수 있게 하고, 나머지는 1~2년간 매각을 제한하는 보호예수 조건을 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액 현금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SK하이닉스와 차별화한 것이다.
주가 부양 효과도 기대된다. 미래에셋증권 박연주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에서 자사주를 사들여 직원들에게 나눠주면 기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직원들의 인센티브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코스피 전체로 봐도 반도체 업종의 실적이 좋고, 삼성전자 기업 가치가 높기 때문에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소액 주주들 사이에선 “보호 예수가 풀릴 때까지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으로 작용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주총 승인 거쳐야… ‘우호 지분’ 논란도
관건은 주주총회 승인이다. 개정 상법에 따르면, 새로 취득한 자사주는 1년 내 소각이 원칙이다. 임직원 보상 등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주총 결의를 거쳐야 한다.
삼성전자 측은 “이미 지난 3월 주총에서 임직원 보상 목적의 자사주 처분 계획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승인 물량은 보통주 4745만여 주로, 26일 종가(29만9000원) 기준 14조원 수준이다. 자사주 지급 규모가 이를 웃돌 가능성이 높아, 주총에서 추가 승인 절차를 밟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 경우 대규모 성과급 지급에 부정적인 소액 주주와 외국인 투자자 등이 찬성표를 던질 지가 변수다.
삼성이 확보한 자사주가 총수 일가를 위한 우호 지분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자사주는 회사 소유일 때 의결권이 없지만, 직원 개인에게 지급되면 의결권이 살아난다. 3년간 지급 추정치인 80조원 규모 자사주는 현재 시총(1748조원) 기준으로 지분율 4.6%에 해당한다. 이재용 회장(1.47%)은 물론 대주주인 삼성물산(4.49%)보다 높다.
삼성 측은 “수만 명의 임직원은 개인별로 분산된 집단이라 백기사(우호 주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삼성 안팎에선 노조가 소액 주주와 연합해 경영진을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폭력 블랙리스트에 등재되는 이스라엘 “유엔 사무총장이 거짓말”
- 美 법무부, 이번엔 트럼프에 성폭행 피해 고발 여성 수사
- 실패 없는 ‘보증수표’…“Can’t go wrong with it”
- 가성비, 가심비 갑 ‘일본 프렌치 요리’...F(フ)와 V(ヴ) 만 구별하자
- 부산 국밥부터 제주 해장국까지… 내공으로 다시 빛나는 노포들
- 아픈데 시원한 운동은 위험하다… AI 강사와 부드럽게 몸풀기
- 연상호가 보여준 전지현의 색다른 얼굴…“‘K-좀비’ 도전 즐거워”
- [10화] ‘완성(宛城) 전투’ 손견은 벼슬 받았는데, 유비는 왜…
- 230, 240...270 실내화마저 방문객 배려하는 성당...부여 금사리 성당
- 백선엽과 아이젠하워의 첫 만남… 노르망디의 영웅과 마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