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한동훈, ‘이준석 동탄 신화’ 재현 가능할까

박성의 기자 2026. 5. 27.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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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38.2% vs 하정우 34.0%…4자 대결서 韓 우위 [에이스리서치]
지선 앞 다자 구도서 약진…‘당 밖 생존’ 이준석 모델과 닮은꼴
경쟁 후보 중량감·지역 보수 성향은 난제…승리 땐 보수 재편 스토리 완성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갑 후보가 '이준석 동탄 신화'의 재현을 노리고 있다.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조직 열세를 딛고 개인 경쟁력과 팬덤, 지역 밀착형 선거운동으로 판세를 뒤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2024년 총선 당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경기 화성을 당선과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언더독' 보수 주자…이준석·한동훈 '평행이론'

이준석 후보의 경기 화성을 승리는 대이변이었다. 경기 화성을은 더불어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됐고, 선거 초반에는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화성을 후보의 강세가 점쳐졌다. 반면 국민의힘을 떠나 제3지대 후보로 나선 이준석 후보는 철저한 '언더독'이었다. 선거 초반만 해도 이준석 후보가 지역 구도를 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이준석 후보는 세간의 관측을 깨고 기적 같은 역전극을 이뤄냈다. 이준석 후보는 5만1856표, 42.41%를 얻어 4만8578표, 39.73%에 그친 공영운 후보를 3278표 차로 꺾고 원내에 입성했다. 거대 양당 후보가 아닌 제3지대 후보가 지역 구도를 개인기로 돌파했다는 점에서 이 승리는 '동탄 신화'로 불렸다.

한동훈 후보의 부산 북갑 도전도 이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한동훈 후보는 국민의힘 제명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 조직의 전폭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하정우 후보, 박민식 후보와 3자 구도를 형성했다. 선거 초반만 해도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 사이에서 무소속 후보가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막판 흐름은 달라지고 있다. 최근 부산 북갑 여론조사에서는 한동훈 후보가 하정우 후보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거나 접전을 벌이는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일보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24일 부산 북갑 선거구 거주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4자 다자대결에서 한 후보는 38.2%의 지지율을 기록해 가장 앞섰다. 하 후보는 34.0%, 박 후보는 23.3%로 뒤를 이었다. 무소속 김성근 후보는 2.2%였고, '없음' 1.5%, '잘 모르겠다' 0.7% 등 응답 유보층은 2.2%로 집계됐다.

이준석 후보가 경기 화성을에서 초반 열세를 딛고 막판 추격 끝에 골든크로스를 현실화했다면, 한동훈 후보 역시 부산 북갑에서 무소속 한계를 뚫고 막판 상승세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선거운동 방식에서도 닮은 점이 있다. 이준석 후보는 경기 화성을에서 젊은 유권자와 중도층을 겨냥한 메시지로 외연을 넓혔다. 한동훈 후보는 부산 북갑에서 지역 골목을 돌며 현장 접촉을 늘리는 동시에, 팬덤의 자발적 동원과 SNS 확산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세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장면들이 온라인 콘텐츠로 재생산되면서, 조직 열세를 미디어전으로 보완하는 흐름도 과거 경기 화성을 후보 이준석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사저널 조현진

하정우는 대통령 후광, 박민식은 당 조직…韓의 '이중 난제'

다만 한동훈 후보가 넘어야 할 벽이 동탄보다 더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이준석 대표가 넘어선 공영운 민주당 후보와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기업인·전문가 출신의 무명에 가까운 정치인이었다면, 한 후보가 경쟁하는 후보들의 정치적 중량감은 상당하다. 하정우 후보 역시 정치 신인이지만 이 지역 3선인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의 지원을 받고 있다. 여기에 사실상 전(前) 상사인 이재명 대통령의 후광 효과도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당권파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제1야당의 공식 후보다.

여기에 지역 성격도 다르다. 경기 화성을은 2030세대 유입이 크게 늘어난 신도시로, 실용에 민감한 젊은 세대의 표심이 중요한 지역이었다. 반면 부산 북갑은 전통시장과 고령층, 기존 보수 성향 유권자의 영향력이 작지 않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연고 없는 한 후보가 배지를 달기 위해선 대통령 후광과 제1야당의 조직, 뿌리 깊은 국민의힘 지지세를 동시에 넘어서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한동훈 후보 측의 셈법은 다르다. 일단 당선을 위해 보수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일각의 분석과 달리, 오히려 다자 구도가 한 후보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민식 후보의 지지율이 20% 아래로 묶일 경우, 한 후보가 '반이재명' 표심과 '반장동혁' 표심을 동시에 흡수하며 신승할 것이란 게 한동훈 캠프 측의 기대다. 이준석 대표의 당선 사례처럼 '40(한동훈):40(하정우):20(박민식)'의 표 배분으로 승리하는 시나리오다. 친한계 한 관계자는 "지금의 여론 추이가 이어지면 표심에 의해 자연스러운 보수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결국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갑 후보가 '동탄 신화' 재현을 기대하기에는 넘어야 할 벽이 만만치 않다. 다만 그 벽을 넘어서기만 한다면, 한 후보의 정치적 체급은 단숨에 보수의 차기 대권주자급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시사저널TV에 출연해 "한 후보가 이기게 되면 대통령이 보낸 사람과 야당 대표가 보낸 후보를 꺾는 게 되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한국의 정치 지형이 엄청나게 변동할 수 있고 보수층 결집의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에이스리서치 조사는 통신 3사에서 제공 받은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해 무선 자동응답(ARS) 조사로 진행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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