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사랑한다'던 김세의, 결국 구속…조작 선동의 말로
AI 음성 조작, 카톡 편집 등 인정된 듯
연예인 사이버 렉카…5·18 북한군 개입설
노무현 죽음 조롱, 세월호·이태원 참사도
"조민 포르쉐" "조국 펀드 중국 공산당 자금"
"이재명 소년원" "김혜경 부부싸움" 허다해

배우 고 김새론 씨가 미성년자 시절부터 배우 김수현 씨와 교제했다는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대표 김세의 씨가 구속됐다. 김 씨는 그간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치인이나 특정 개인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방송을 해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부동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명예훼손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김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부 부장판사는 영장 발부 이유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3~5월 유튜브 방송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김새론이 미성년자인 15세 때부터 약 6년간 김수현과 교제했다는 취지의 주장과 녹취록 등을 반복적으로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김 씨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과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 김새론의 음성을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 씨가 김새론 유족 측으로부터 상대가 '알 수 없음'으로 표시된 카카오톡 화면을 전달받아 '김수현'으로 편집했다고 판단했다.
김 씨는 그간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그는 이날 오전에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전 취재진과 만나 "구속영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의 범벅이 됐다"며 "혐의는 하나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인공지능(AI)으로 조작된 녹취록인지 판단이 불가능하다고 했고, 김수현 측이 의뢰한 민간업체는 조작이라고 했다"며 "대한민국 경찰은 국과수를 부정하는 것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구속영장 청구에 관여한 경찰과 검사를 법왜곡죄, 허위 사실 유포죄 등으로 27일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김 씨의 주장과 달리, 법원은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증거 인멸을 우려한 대목은 '음성과 카카오톡 등을 조작한 정황이 있다'고 한 경찰의 판단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김 씨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다른 사건을 취재할 계획이었는데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면서 '취재 방해 공작'이라는 취지로 주장해왔는데, 이 역시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5·18 북한군 개입설'부터 사이버 렉카까지
노무현 조롱, 이재명 관련 허위사실 유포도
가세연 유튜브 채널에서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사이트를 사랑한다"고 밝힌 김 씨는 그간 방송을 통해 여러 차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 특히 최근 '스타벅스 사태'로 회자되는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 이미 여러 차례 정부 조사와 법원 판단 등을 통해 부정된 '북한군 개입설'과 '간첩설'을 유포해 물의를 일으켰다.
김 씨가 운영하는 가세연은 '5·18 40주년'을 사흘 앞둔 지난 2020년 5월 15일, 미 국무부가 공개한 1980년 6월 3일 미 중앙정보국(CIA) 기밀문서에 간첩과 김대중 전 대통령 추종자들이 5·18 민주화운동을 촉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면서 "김대중 추종자와 간첩들이 이 (5·18) 폭동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미국도 북한군 개입설을 인지했다는 주장이다.
해당 문건은 CIA가 1980년 5월 31일 한국 계엄사령부 보고서를 단순 요약·정리한 것에 불과하지만, 가세연은 이를 마치 CIA가 분석한 것처럼 포장했다. 이 문건엔 미 대사관 측이 "자신들이 접촉한 한국인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며 계엄사 보고가 사실을 왜곡했을 가능성도 함께 적혀 있었지만, 가세연은 계엄사 보고 내용만 떼어 '간첩설'을 주장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조롱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김 씨 등은 2020년 11월 가세연 유튜브 방송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을 조롱하는 '중력'이라는 단어를 쓰며, "Roh Moo Hyun Gravity International Airport(노무현 중력 국제 공항)로 하던지"라고 말했다. 김 씨는 해당 방송에서 "중력이 확 올랐다가, 확 떨어졌다가!"라고 비아냥거리면서 웃기도 했다.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4월엔 '세월호 막말'로 파문을 일으킨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차명진 국회의원 후보를 방송에 초청해 유가족들을 2차 가해했다. 당시 차 후보가 가세연 방송에 출연해 "어떻게 자식 죽음 앞에서 XXX을 해"라며 문제가 된 은어를 언급하자, 함께 방송에 출연한 김 씨와 강용석 변호사, 김용호 전 기자 등이 깔깔대며 크게 웃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2022년 11월 1일 방송한 '[현장출동] 이태원 참사 근본 원인!!!' 영상 화면 갈무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7/552865-A1PVkLX/20260527001459150ohlo.png)
김 씨는 가세연 방송을 통해 수차례 정치인이나 연예인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기도 했다. 김 씨와 강 변호사, 김 전 기자 등 가세연 측은 2019년 8월 방송에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주차된 포르쉐 사진을 공개하면서 "조민 씨가 빨간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닌다"하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에 대해선 "운영한 사모펀드에 중국 공산당 자금이 들어갔다"는 등의 발언을 해 대법원으로부터 4500만 원의 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김 씨와 강 변호사는 대선 국면이었던 지난 2021년엔 가세연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어린시절 소년원에 다녀왔고, 김혜경 여사의 낙상사고와 관련해 부부싸움을 했다는 등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8월 1심에서 각각 벌금 700만 원과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특정 연예인의 사생활을 자극적으로 노출해 조회수를 올리는 '사이버 렉카'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김 씨는 2023년 12월엔 고 배우 이선균 씨가 마약을 투약한 의혹이 있다며 유흥업소 실장의 실명과 함께 통화녹음 전체를 공개했고, 공교롭게 영상 공개 하루 만에 이 씨가 숨졌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사적인 통화 내용을 검증도 없이 공개해 고인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가세연 측은 "범죄자가 피해자로 미화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세의 구속으로 가세연 방송 사실상 중단…
5·18왜곡, 노무현 조롱으로 일베 다시 도마 위
가세연은 김세의 씨와 강용성 변호사, 김용호 전 기자 등이 주축이었던 극우 유튜브 방송이다. 김 씨 등은 가세연 방송을 통해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고, 사이버 렉카 행위를 반복해 슈퍼챗으로만 수억 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지난 2022년 강 변호사가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이후 내분이 벌어져 김 씨와 강 변호사가 결별했고, 2023년 김 전 기자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현재는 사실상 김 씨 1인이 운영하고 있지만, 이번에 구속된 만큼 당분간 유튜브 채널 운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세연 방송 피해자이기도 한 '장사의 신' 은현장 씨는 지난해 가세연 주식 50%를 인수해 가세연 간판을 떼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은 씨는 지난해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김 씨의 '사이버 렉카' 행위에 대해 지적하며 "경찰에서 빨리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김 씨 구속을 계기로 '일베 폐쇄' 논의 역시 다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7주기 추도식 현장에서의 '일베 인증샷' 등으로 파문이 크게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엄격한 조건 하에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 배상, 일베처럼 조롱 혐오를 방치 조장하는 사이트 폐쇄, 징벌 배상, 과징금 등 필요 조치를 허용하는 데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며 "국무회의에도 지시하겠다"고 한 바 있다.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일베 폐쇄 청원이 올라와 23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지만, 법률적인 한계에 부딪혀 중단된 바 있다. 당시 김형연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일베의 불법 정보 게시글 비중이 사이트 폐쇄 기준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좀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웹사이트 전체 게시물 중 '불법 정보'가 70%에 달하면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는 해당 사이트의 제작 의도라든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사이트 폐쇄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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