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포착한 의암호 ‘고통의 노랫소리’
높은음자리표 모양 녹조 계기
드론 활용 환경사진 촬영 시작
나무 백화 현상 등 생태 기록

]강 한가운데 녹조가 높은음자리표 모양을 그렸다. 사진작가 김재경이 드론 카메라를 통해 처음 목격한 장면이다.
땅 위에선 그저 평온한 수면으로만 보이는 의암호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순간 전혀 다른 민낯을 드러냈다.
사진작가이면서 환경운동가인 김재경의 개인전 ‘WATER SCAPE’가 오는 29일부터 내달 3일까지 춘천미술관에서 열린다.
지난해 첫 개인전과 동명의 제목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수면 아래 감춰진 무거운 침묵과 마주한다. 전시의 부제인 ‘의암호의 아픔’은 애써 외면해온 호수의 뒷모습을 상징한다.

그의 사진작업은 빛 바랜 수풀의 질감을 정교하게 구현한다. 몽환적 색채와 부드러운 선들은 언뜻 평온해 보이지만, 소멸해가는 것들에 대한 아련함이 서려있다. 어린 시절 키우던 잉꼬가 죽었던 것이 그가 환경문제에 천착한 계기이기도 하다.
작가는 2023년부터 드론 카메라로 의암호 전역을 기록해왔다. 일상적으로 보지 못하는 풍경이 전혀 다른 높이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의암호는 소양댐과 춘천댐 두 수계가 만나는 합류 지점이기도 하다. 두 물줄기는 온도와 성질이 달라 쉽게 섞이지 않는다. 그 경계면에서 빚어지는 자연의 패턴이 드론 카메라에는 예상치 못한 추상화로 포착된다. 강 한가운데에 녹조가 높은음자리표 모양을 그려낸 장면이 작가를 환경사진의 길로 이끈 첫 장면이었다.
작가는“사람의 눈높이에서는 절대 보이지 않는 것들이 드론으로 내려다보면 보였다”고 말했다. 가마우지 과잉 번식으로 인한 나무 백화 현상과 토종 물고기 씨가 마르는 현실, 오염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그의 시선은 생태와 행정 모두를 향해 있다. 큰 비가 내린 날에는 하수종말처리장 인근에서 나온 슬러지를 포착하며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기도 했다.
강원대 음악교육과와 고려대 사범대학원을 졸업한 작가의 작업은 지난해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동강국제사진전 등에 참여했으며 미국 CNN 내셔널지오그래픽트래블러 9월호에 작품이 소개되기도 했다. 바이올린 연주자이기도 한 그는 “사진은 음악처럼 셔터만 눌러서 되는 게 아니고, 마음에 있는 것을 대상에다 담아서 표현하는 과정의 예술”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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