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괴담 수준 스타벅스 공격까지, 도 넘지 말아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26일 5·18 폄훼 논란을 일으킨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이벤트에 대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여러분들의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신세계그룹은 자체 진상 조사 결과 이번 이벤트가 5·18을 겨냥해 고의적으로 기획된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무자들은 날짜가 5·18과 겹친다는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채 행사를 진행했고, 4단계 결재를 거치는 동안 상급자들도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회사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한 기업이 날짜의 의미를 주의하지 못하고 부적절한 이벤트를 한 것은 비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도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비난의 도를 넘어 음모론까지 나돌고 있다. 문제가 된 ‘탱크 텀블러’의 명칭과 용량(503mL)이 계엄군 탱크와 박근혜 전 대통령 수인번호였던 503번을 암시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대만 업체가 제조한 이 텀블러는 2023년부터 한국뿐 아니라 호주·태국·일본 등에서도 탱크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이다. 탱크는 물탱크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503mL도 스타벅스 본사인 미국에서 사용하는 용량 단위 17온스를 환산한 값일 뿐이다.
스타벅스코리아가 판매하는 ‘탱크 듀오 세트’의 할인율(21%)이 5·18 당시 계엄군 집단 총기 발포일인 5월 21일을 상징한다는 의혹,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2024년 4월 16일에 배를 난파시킨다는 신화가 있는 ‘사이렌’ 이름이 붙은 머그잔 시리즈가 출시됐다는 의혹 등도 모두 황당한 음모론일 뿐이다. 사이렌은 1971년 스타벅스 창립 당시부터 로고로 사용된 상징물이고, 국내에서만 그 이름이 붙은 상품 500여 개가 판매 중이다.
이 일은 기업의 잘못이 있지만 일선 매장의 스타벅스 직원들까지 폭언을 들어야 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었다. 대통령 장관 여당이 전부 나서 일제 공격을 퍼부을 일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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