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지시, 구가 집행하는 수직 구조 깨고 '협력적 지방정부' 대전환하겠다" 선언

시가 탑다운 방식으로 지시하면 구가 마지못해 집행하던 구태에서 벗어나 시민의 일상과 맞닿은 ‘동네 자치’를 중앙무대에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허 후보와 5개 구청장 후보들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정책협약제·재정협력혁신·‘당·시·구 정책협의회’ 신설을 골자로 한 ‘시·구 협력 3대 시스템’을 공식 발표했다.
이들이 내건 핵심 기치는 ‘지방자치의 완성, 동네자치’다.
30년을 넘어선 지방자치가 여전히 광역행정 중심의 틀에 갇혀 있다는 한계를 깨고 시민주권을 동네와 마을 단위로 실질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발표된 3대 시스템의 첫 단추는 ‘대전시·자치구 정책협약제’다.
돌봄, 생활SOC, 기후위기 대응 등 주민 체감도가 높은 주요 생활정책들을 시와 구가 초기 설계 단계부터 공동목표를 설정하고 재정과 성과 평가까지 함께 묶어가는 구조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파격적인 조치는 돈줄을 쥐고 있는 시의 권한을 아래로 내려놓겠다는 ‘재정협력시스템 혁신’이다.
시·구 공동책임사업에 공동재정제도를 도입하고 자치구 간 격차를 줄이는 조정교부금과 시비 보조사업 기준을 인구감소, 복지수요, 원도심 쇠퇴 등 실제 자치구의 재정 수요에 맞춰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아울러 행정적 논의 수준에 머물렀던 기존 시·구 협의체를 넘어 지역 국회의원까지 결합하는 ‘당·시·구 정책협의회’도 신설·정례화해 대규모 국비확보 등 굵직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원팀 체계’를 가동키로 했다.
공조체계 구축 선언에 이어 각 자치구 후보들의 지역 맞춤형 핵심 공약도 함께 공개됐다.
황인호 동구청장 후보는 시립의료원 조기착공 및 중입자암치료센터 유치, 식장산 국가정원 지정, 빵타워 건립을 통한 관광문화벨트 구축을 공언했다.
김제선 중구청장 후보는 문화기반시설 부족을 해소할 공공도서관 확충과 도시균형발전조례 제·개정을 통한 교부금·기금 집중 투입, 대전 도심융합특구 확대를 약속했다.
전문학 서구청장 후보는 일상적 참여가 소득이 되는 ‘서구형 기본수당’ 도입과 생애주기별 맞춤형 통합돌봄 등 대안적 복지모델과 신·원도심 간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덧붙였다.
정용래 유성구청장 후보는 미디어아트 기반 ‘테크아트 로드’ 조성, 동서대로 조기 개설, 수통골 재창조 등 관광·교통 인프라 확충에 방점을 찍었다.
김찬술 대덕구청장 후보는 공공산후조리원 건립, 송촌동 스포렉스 건물의 복합문화·복지공간화와 함께 굴절버스 기반 S-BRT 도입을 발표했다.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는 “민선 9기를 준비하는 민주당 후보들은 지방자치에 대한 철학과 가치를 확고히 공유하고 있다”며 “시는 지시하고 구는 집행하는 낡은 구조를 넘어 자치구가 발굴한 시민의 필요가 실제 정책과 예산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해 함께 계획하고 예산을 마련하는 협력적 지방정부의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인 협업과제로 햇빛발전소와 돌봄사업을 제시하는 한편 김제선 중구청장 후보가 요구해 온 ‘주민세 환원’ 카드를 전격 수용하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허 후보는 “김제선 후보가 주민세를 구세로 만들어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해왔다”며 “법규 확정 전이라도 민선 9기가 출범하면 시에서 걷히는 주민세를 구에서 직접 쓸 수 있도록 조정교부금 방식을 통해서라도 조정해 주민들이 낸 세금이 온전히 자신들을 위해 쓰이도록 예산책임정치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생활자치와 마을자치, 동네자치를 강화해 진짜 주민자치의 시대를 열 것”이라며 “시민주권이 동네에서 실질적인 삶의 변화로 이어지도록 대전을 대한민국 지방자치 혁신의 선도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진 기자(leejaejin26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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