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보약? 많이 자도 빨리 늙는다…‘8시간 이상’ 사망 위험 40% 높아져[후암동 논문 연구소]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6/ned/20260526211120979jlie.jpg)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잠을 많이 자면 건강하다는 통념이 흔들리고 있다. 하루 8시간을 넘겨 자는 사람은 6~8시간 자는 사람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40%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컬럼비아대·멜버른대·미국 국립노화연구소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영국 성인 약 50만 명의 혈액과 뇌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수면 시간이 달라질 때 뇌·폐·간·면역계·피부·췌장 등 17개 장기가 얼마나 빨리 늙는지를 추적했다.
수면과 노화의 관계를 이처럼 많은 장기에서 혈액 분자 수준까지 내려가 동시에 검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생물학적 나이는 주민등록상 나이와 다르다. 같은 60세라도 어떤 사람의 간은 50대처럼 젊고, 어떤 사람의 폐는 70대처럼 닳아 있을 수 있다. 연구팀이 쓴 ‘생물학적 노화 시계’는 이 차이를 수치로 잡아내는 도구다.
원리는 이렇다. 수천 명의 혈액에서 단백질 농도를 측정한 뒤, 이 숫자만 보고 나이를 맞히도록 컴퓨터를 학습시킨다. 학습을 마친 컴퓨터가 어떤 사람의 혈액을 보고 “58세”라고 예측했는데 실제 나이가 52세라면, 그 사람의 몸은 6년 더 늙어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 차이를 장기별로 따로 계산했다. ‘뇌’용 시계, ‘폐‘용 시계, ‘간’용 시계가 각각 있다. 이번 연구에서 동원한 시계만 23개였다.
이 23개 시계를 수면 시간과 대조했더니 공통된 패턴이 나타났다. 수면이 짧거나 길수록 생물학적 나이 격차가 커지고, 중간 어딘가에서 가장 작아졌다. 그래프로 그리면 알파벳 U 모양이다.
23개 가운데 이 U자 패턴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확인된 것은 9개였다. 전체 장기를 아울러 보면 노화가 가장 느린 수면 시간은 여성 6.5~7.8시간, 남성 6.4~7.7시간 범위였다.
![수면 시간(X축·가로)과 생체 나이 지표(Y축·세로)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그래프이다. 분석 결과, 총 인체 장기 23개 중 9개가 적정 수면 시간(약 7~8시간)을 기준으로 수면이 너무 부족하거나 과도할 때 생체 나이가 신체 실제 나이보다 더 늙어지는 ‘U자형’ 곡선이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파란색 선은 남성, 주황색 선은 여성을 나타낸다. [네이처]](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6/ned/20260526211121224itcy.jpg)
핵심은 긴 수면이 뇌와 정신건강을 중심으로 몸을 망가뜨린다는 점이다. 짧은 수면이 폐·간·면역계·피부까지 전신에 직접 타격을 가하는 것과는 경로가 달랐다.
사망 위험 수치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6시간 미만 수면했을 경우 사망 위험이 50% 높았고, 8시간을 초과해 수면했을 경우는 40% 높았다.
연구팀은 새로운 내용도 검증했다. 병이 먼저 생겨서 수면이 길어지는 건지를 525개 질환을 대상으로 따졌다. 질병이 수면 이상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다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같은 뇌라도 혈액과 영상이 가리키는 최적 수면 시간은 달랐다. 혈액 속 뇌 단백질 기준으로 여성은 7.82시간, 남성은 7.70시간이 최적이었다. 뇌 영상 기준으로는 여성 6.48시간, 남성 6.42시간으로 내려갔다.
두 측정 방식이 서로 다른 것을 잡아내기 때문이다. 혈액 속 뇌 단백질은 지금 이 순간 몸 안의 염증 상태를 즉각 반영한다. 체온계에 가깝다.
반면 뇌 영상에 나타나는 변화, 예컨대 특정 뇌 부위가 위축되는 현상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수십 년간 쌓인 흔적이다.
연구팀은 뇌 구조가 실제로 변하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손상이 수면 부족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보았다. 이 때문에 몸 상태를 즉각 반영하는 혈액 기준의 최적 수면 시간이 뇌 영상 기준보다 더 길게 나타난 것이다.
남녀 차이도 뚜렷했다. 여성은 혈액으로 측정한 뇌 노화 지표가 더 높았고, 남성은 뇌 영상으로 측정한 뇌 노화 지표가 더 높았다. 수면이 노화에 작용하는 방식 자체가 남녀에게 동일하지 않다는 의미다.
연구팀의 수석 저자인 컬럼비아대 방사선학과 준하오 웬 교수는 “수면 부족과 과다 수면이 뇌뿐 아니라 거의 모든 장기에서 빠른 노화와 연관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수면이 뇌와 신체를 하나의 연결망으로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증거”라고 했다.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6/ned/20260526211121492kylz.jpg)
이번 연구 결과를 단순하게 읽으면 “6~8시간 자면 된다”가 된다. 연구팀은 이 같은 해석은 맞지 않다고 설명한다.
장기마다 노화가 가장 느린 수면 시간이 다르다. 뇌 단백질은 7시간 후반대, 뇌 영상과 내분비계는 6시간 중반대에서 최적점이 나왔다. 하나로 고정된 권장 수면 시간으로는 우리 몸 모든 부위에 똑같이 적용하기엔 무리라는 것이다.
수면 시간을 참가자의 자기 보고에 의존했다는 점도 한계다. 실제로 잠든 시간과 다를 수 있다. 연구팀은 수면을 휴식이 아니라 전신 노화 속도를 조율하는 변수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DOI : 10.1038/s41586-026-10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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