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가 가장 화려해지는 시간…비비드 시드니 개막 [제철축제]
도시 전체가 거대한 야외 미술관, 6.5㎞ 규모
레이저·드론·미식까지…밤거리 가득 들어서
잘 만든 축제 하나가 한 도시의 나아가 그 나라의 관광을 살린다. 호주 시드니의 ‘비비드 시드니(Vivid Sydney)’가 그 예시다. 매년 겨울 비수기로 여겨졌던 5~6월 관광 활성화를 위해 시작한 축제가 시드니 새해 전야 불꽃놀이를 뛰어넘는 남반구 최대 규모 복합 예술 축제로 성장했다.

비비드 시드니는 △비비드 라이트(Vivid Light) △비비드 뮤직(Vivid Music) △비비드 푸드(Vivid Food) △비비드 마인드(Vivid Minds) 네 가지 핵심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설치 작품과 공연, 강연, 미식 체험까지 더해지며 도시 전체가 축제 무대로 쓰인다.

세계적인 비주얼 아티스트 데이비드 맥디아미드(David McDiarmid)의 작품 ‘키스 오브 라이트(Kiss of Light)’가 네온 그래픽과 강렬한 메시지로 오페라하우스 외벽을 가득 채웠다.
비비드 시드니는 시드니 하버 일대 전체가 축제장이다. 축제의 상징인 ‘비비드 라이트 워크(Vivid Light Walk)’는 서큘러 키(Circular Quay), 더 록스(The Rocks), 바랑가루(Barangaroo), 달링 하버(Darling Harbour)를 잇는 총 6.5㎞ 규모 코스다. 43개 이상의 라이트 설치 작품과 프로젝션 작품이 시드니 곳곳에 들어선다. 방문객은 시드니 밤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비비드 뮤직은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호주 현지 뮤지션이 참여하는 공연 프로그램이다. 소규모 라이브 공연부터 대형 야외 무대까지 다양한 장르 공연이 시드니 곳곳에서 펼쳐진다.

바랑가루에서는 노르웨이 아티스트 아나스타샤 이사크센(Anastasia Isachsen)의 ‘포인트 오브 (노) 리턴(Point Of (No) Return)’이 관람객을 맞았다.
거대한 원통형 LED 스크린 속 빙하 풍경은 관람객이 가까이 다가갈수록 폭풍 장면으로 변한다. 인간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노르웨이 작곡가 닐스 페테르 몰베르(Nils Petter Molvær)의 음악이 더해져 몰입감을 높였다.

영국 아티스트 스티비 톰슨(Stevie Thompson)의 ‘마이셀리움 네트워크(Mycelium Network)’는 균류의 지하 소통 구조에서 영감을 받았다. 바랑가루 리저브 숲속 광섬유 네트워크를 통해 생태계의 연결 구조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빛의 축제라는 이름을 증명하듯 화려한 레이저 선들이 밤하늘을 가득 채운다. 약 7분 동안 이어지는 공연은 단색 레이저에서 시작해 복잡하고 다층적인 모습으로 확장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드론 쇼 ‘스타-바운드(Star-Bound)’도 열린다. 총 1000대 드론이 밤하늘에서 파도와 조개껍데기, 성운 등을 형상화하며 우주적 연결성과 조화를 표현하는 작품이다. 호주 작곡가 안토니 파르토스(Antony Partos)의 음악이 더해져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멜버른 디자인 스튜디오 릴라이즈(REELIZE)의 ‘복스엘리베이티드(Voxelevated)’는 AI의 가능성과 긴장감을 표현한 대형 설치 작품이다. 공중에 매달린 LED 구조물이 미래적인 사운드와 함께 움직이며 AI가 지닌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적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행사는 매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무료로 운영한다. 호주식 백야드 문화를 콘셉트로 바비큐와 피자, 디저트 등 다양한 글로벌 음식 브랜드가 참여했다. 음식과 빛, 음악이 결합한 축제형 미식 공간이다.
특히 ‘비비드 파이어 핏(Vivid Fire Pit)’에서는 셰프들이 네 가지 오픈 파이어 조리 방식을 활용해 현장에서 직접 요리한다. 관람객은 셰프의 조리 과정을 가까이에서 보고 현장 한정 메뉴도 맛볼 수 있다.
‘푸드 포 씽크(Food for Thought)’ 프로그램에서는 셰프와 작가, 레스토랑 운영자 등이 음식과 지속가능성, 미래 식문화를 주제로 토크와 시연을 진행한다. 월·화요일에는 뉴사우스웨일즈 와인과 식재료를, 수요일에는 퍼스트 네이션 요리를 집중 조명한다.
비비드 시드니에 세 번째 방문했다는 정효선 씨는 “시드니가 너무 좋아서 5월에만 세 번 왔다. 올해 비비드 시드니는 전이랑 다르게 빛으로 물든 느낌이다. 음악이랑 조명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분위기도 좋고 계속 걸으면서 보는 게 재밌다. 오프닝 때 비가 와서 아쉽지만 이전보다 올해가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드니(호주)= 문서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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