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구 바닥민심을 훑다4] ‘대구의 강남’ 범어 주민들 “하원 시간대 교통혼잡·위장전입 해결해야”

장태훈 2026. 5. 2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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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 범어4동 주민들 차기 대구시장 향해 요청
학교과밀화 문제 및 하원 시간 교통혼잡 해결요구
극심한 교육열로 인한 위장전입 문제도 지적
26일 오전 11시 대구 수성구 범어4동에 학원들이 몰려있는 모습. 장태훈 기자 hun2@yeongnam.com

26일 오전 11시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명문학군 지역인 수성구 범어4동. 이곳 주민들은 차기 대구시장 후보들을 향해 학교 과밀화 문제와 학원이 마치는 시간대의 극심한 교통 혼잡을 해결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수성구에서 32년째 거주 중인 권기운(71·수성구)씨는 "집이 학원가 근처인데 밤 9시만 넘으면 교통 체증 때문에 고통스럽다"며 "아이들을 데리러 온 부모들이 도로변에 줄지어 불법 주정차를 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인근 주민 박모(여·80)씨도 "밤만 되면 학원 차량들이 쏟아져 나와 동네를 걸어 다니기조차 불편하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최모(여·41)씨도 "학원 차량들이 가게 앞을 가로막아 영업 방해를 받을 때가 많다"며 "단속 카메라가 있어도 무용지물인 상황인데, 새로 당선될 대구시장은 이를 꼭 해결해 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26일 오전 11시 대구 수성구 범어4동에 학원들이 몰려있는 모습. 장태훈 기자 hun2@yeongnam.com

학교 과밀화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범어4동의 학급 과밀화는 지난 2020년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을 만큼 고질적인 현안이다. 당시 한국교육개발원의 '전국 초·중·고 학급당 학생 수' 자료에 따르면, 수성구 경동초등은 전국 초과밀학급 최상위권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경동초등의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34.1명으로, 통상적인 과밀학급 기준인 28명을 크게 웃돌았다.

재개발·재건축 업계에 종사하는 추국호(36·수성구)씨는 부지 확보의 현실적 어려움을 짚었다. 추 씨는 "현재 경동초등은 13개 반까지 늘어난 상태다. 대구시나 교육청이 새 학교 부지를 마련해 신축해야 하지만 수성구 땅값이 너무 비싸다"며 "경동초등 규모의 학교를 지으려면 최소 2천평이 필요한데, 이 지역 평당 시세가 4천만 원 선이다. 부지 매입비로만 약 800억 원이 소요되니 지자체나 교육청 재정으로는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26일 오전 11시 대구 수성구 범어4동에 학원들이 몰려있는 모습. 장태훈 기자 hun2@yeongnam.com

자녀를 경동초등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최모(여·47)씨는 이같은 과밀학급으로 인한 교육 저하를 우려했다. 최씨는 "학생 수가 너무 많다 보니 담임선생님이 아이 개개인의 성향이나 학업 성취도를 세심하게 들여다보지 못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서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이미 공공연하게 오가는 이야기"라며 씁쓸해했다.

다만 대구의 정치 1번지에서는 대구시장 선거에 대해 대부분 정치권을 향한 '피로감'을 표했다.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대다수 주민이 답변을 피하며 표심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권기운씨는 "국민의힘 후보든 민주당 후보든 별 관심 없다. 정치인들이 언제 시민은 안중에도 없고 본인들 밥그릇 챙기기에만 바쁘지 않았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씨 또한 "각자 알아서 생각하는 대로 투표하면 될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장태훈기자 hun2@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