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덕적도 몰려든 '알박기 캠핑족' 눈살
상시 체류 장기 야영객 증가
사유지 탓 행정 관리 권한 無
주민 불편·환경 훼손 우려 커

26일 오전 10시 옹진군 덕적도 진리 밧지름 해변 인근 소나무 숲. 곳곳에는 야영용 텐트 4개가 설치돼 있었다. 이 가운데 두 곳은 주인 없이 텐트만 남겨진 상태였다. 한 텐트는 비닐 덮개까지 씌운 채 며칠째 비어 있었고, 지난해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다른 텐트 역시 돌로 고정된 채 주인 없이 방치돼 있었다.
이처럼 덕적도 밧지름 해변 일대에서 이른바 '알박기 텐트'로 불리는 장기 야영이 이어지면서 주민 불편과 환경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야영객은 늘고 있지만 관리 주체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쓰레기와 소나무 훼손 문제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곳에서 만난 장기 야영객 A씨는 따뜻한 계절이 되면 이곳에 머문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용하고 경치가 좋아 오래 머물고 있다"며 "병원 진료 때문에 일주일에 이틀은 육지에 나가지만 장비는 그대로 두고 간다"고 말했다.

문제는 장기 야영에 따른 쓰레기 증가와 소나무 숲 훼손 우려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제지할 관리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야영객들이 머무는 소나무 숲이 사유지인 탓에 행정기관이 직접 관리하기 어려워서다.
숲 주변에는 옹진군이 설치한 샤워실과 화장실, 급수대, 주차장, 분리수거장 등이 갖춰져 있어 장기 체류가 쉬운 환경이다. 하지만 정작 장기 야영객들이 머무는 숲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실제 일부 야영객이 숲 내 나무 벤치에서 취사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장기 야영객 주변에는 담배꽁초도 곳곳에 떨어져 있었다. 주민들은 화기 사용에 따른 화재 위험과 노송 훼손 가능성을 걱정할 정도다.
김원학(71) 덕적면 진1리 이장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장기간 텐트를 쳐두는 경우가 많아 여러 사람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며 "여름철 성수기가 되면 상황은 더 심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는 장기간 머물며 불법 그물을 설치해 수산물을 잡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쓰레기 문제도 반복되고 있다.
밧지름 해변 인근 주민 송모씨는 "야영객들이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를 제대로 분리하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밤이면 고양이들이 봉투를 뜯어놓아 공공근로자들이 매번 치우느라 고생한다"고 토로했다.

/정슬기 기자 za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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