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라고 유혹하더니 야금야금 결제 유도…AI ‘본색’ 드러났다?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수익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무료로도 주요 기능을 제공해온 구글 제미나이가 단순 질문 횟수가 아니라 연산량을 기준으로 사용 한도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오픈AI의 챗GPT도 이달 들어 국내에서 광고 노출을 시작했다. 무료 이용자를 대거 끌어모은 AI 챗봇들이 본격적으로 비용 회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사용자의 제미나이 사용량 산정 방식을 단순 요청 횟수 중심에서 연산량 기반으로 전환한다고 공지했다.
사용자가 얼마나 자주 질문했는지보다 어떤 기능을 얼마나 무겁게 썼는지가 한도 계산에 더 크게 반영되는 구조다. 제미나이 앱의 사용 한도는 질문의 복잡성, 사용 기능, 대화 길이 등을 반영해 산정된다.
이에 따라 짧은 일반 질문보다 코드 작성, 긴 문서 요약, 딥 리서치, 이미지·영상 생성처럼 컴퓨팅 자원을 많이 쓰는 기능은 한도를 더 빠르게 소진할 수 있다. 사용 한도는 5시간마다 일부 회복되지만, 주간 상한에 도달하면 다음 주까지 기다리거나 추가 크레딧을 구매해야 한다.
이번 개편은 무료 이용자의 유료 전환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질문 횟수만 남아 있으면 비교적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같은 한 번의 질문이라도 작업 난도와 사용 기능에 따라 한도 소진 속도가 달라진다. 업무나 학습 목적으로 긴 문서 분석, 코드 검토, 리서치 기능을 반복 사용하는 이용자일수록 유료 플랜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구글 AI 챗봇 제미나이 검색 화면. 기사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6/ned/20260526194119842gmbr.png)
오픈AI도 지난 8일부터 국내 무료 사용자 및 고(Go) 요금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챗GPT 광고 시범 서비스(ads pilot)를 확대했다. 광고는 답변 하단 등에 스폰서 표시와 함께 붙는 방식이다. 상위 요금제 이용자에게는 광고가 표시되지 않는다. 사실상 무료 또는 저가 요금제에는 광고를 붙이고, 광고 없는 환경과 더 높은 사용량을 원하는 이용자는 상위 유료 요금제로 유도하는 구조다.
AI 기업들이 수익화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인프라 비용 급증이 있다. 초기 생성형 AI 서비스는 무료 체험과 낮은 진입장벽을 앞세워 이용자를 빠르게 끌어모았다. 당시에는 단순 문답이나 짧은 문서 작성 중심이어서 무료 서비스로도 확산 전략이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딥 리서치, 영상 생성, 멀티턴 에이전트처럼 고사양 기능이 확산되면서 모델 운영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이 크게 늘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같은 챗봇처럼 보여도 서비스 뒤편에서는 서버,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이 계속 발생하는 구조다. 무료로 사용자를 모으던 AI 서비스가 사용량 제한과 광고, 크레딧 과금으로 돌아서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무료 정책을 앞세워 이용자 저변을 넓히려는 움직임도 있다. 메타는 최근 AI 어시스턴트 ‘메타 AI’를 한국에 공식 출시하고 앱과 웹에서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챗GPT·제미나이 등 주요 생성형 AI 서비스가 사용 한도와 광고, 구독 모델을 강화하는 것과 달리 무료 접근성을 앞세워 국내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챗GPT는 2345만 명, 제미나이는 845만 명, 클로드는 241만 명의 월간 사용자를 기록했다. 이는 모두 역대 최대치다.
이 중 1년 전 대비 사용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은 ‘클로드’였다. 클로드는 이 기간 성장률 1148%를 기록했다. 제미나이(1034%), 챗GPT(34%)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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