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AI 다음은 비침습 뇌자극”…인지중재학회서 본 차세대 치매 관리 기술

황교진 기자 2026. 5. 2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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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tDCS·광생체조절·미주신경자극 최신 연구 발표
“병원 밖 일상 관리로 확장”…재택형 인지중재 가능성 주목
디지털 치료제 처방·운영 다룬 실무 워크숍도 이어져
2026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열린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 현장 / 디멘시아뉴스

2026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 춘계학회의 오전 세션이 AI 기반 조기 예측과 디지털 치료제의 실제 적용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오후 세션에서는 생성형 AI 시대 인지중재의 미래 방향과 비침습 뇌신경조절 기술의 임상 적용 가능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AI를 실제 의료 의사결정과 환자 관리 체계 안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또 경두개직류자극(tDCS), 광생체조절(photobiomodulation), 비침습 미주신경자극(nVNS) 같은 차세대 비침습 신경조절 기술이 치매·우울·인지저하 영역에서 어디까지 임상 근거를 확보하고 있는지가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

 

"AI는 기억하고 예측한다"…인지재활도 생성형 AI 시대 진입

김성윤 울산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스페셜 렉처의 연자로 나와 'AI 시대의 인지재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디멘시아뉴스

오후 스페셜 렉처에서는 김성윤 울산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AI 시대의 인지재활'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알파고와 ChatGPT 등 생성형 AI 발전 흐름을 소개하며 "현재 AI는 단순 계산을 넘어 인간의 언어와 행동 패턴을 학습하고 예측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 생성형 AI의 핵심 특징으로 '예측(prediction)' 능력을 꼽았다.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와 행동 데이터를 대규모로 학습한 뒤 다음 단어와 문장, 행동 가능성까지 확률적으로 예측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그는 "AI는 이미 인간의 언어 기반 작업 일부를 상당 수준 수행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했다"며, "논문 요약이나 문서 작성, 정보 검색 같은 작업은 앞으로 의료 현장에서도 AI 활용이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AI 발전의 배경으로 ▲빅데이터의 폭발적 증가 ▲GPU 기반 병렬 연산 기술 ▲의료·행동 데이터의 디지털화 등을 꼽으며 "AI는 인간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패턴까지 찾아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실제 의료 분야에서도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 판독과 질환 예측뿐 아니라 환자의 검색 기록과 스마트폰 사용 패턴, 온라인 활동 데이터 등을 활용해 우울증이나 인지저하 위험 신호를 조기에 탐지하려는 연구들도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의료에서는 결국 환자와의 관계 형성, 맥락 이해, 공감 능력이 중요하다"며, "AI는 의사의 판단을 보조하는 역할로 발전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단순 지식 전달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공감과 소통, 관계 형성 능력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며, "인지재활 역시 기술 자체보다 환자의 삶과 행동 변화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술 발전 속도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의료윤리 문제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AI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사회적 합의와 검증 체계 역시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연 뒤에는 생성형 AI와 인간의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짧은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본지 기자는 "챗지피티에 명령어를 입력할 때 존댓말을 사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질문했고, 이에 김 교수는 "AI가 언젠가 오작동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더 정중하게 대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본인 역시 반복적으로 대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존댓말을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소 의외의 질문과 답변에 현장에서는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이어 분당서울대병원 김지현 씨는 생성형 AI 활용이 늘면서 결과물이 점점 비슷해지는 현상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김 교수는 AI가 기본적으로 대규모 데이터 기반 확률 모델이라는 점을 설명하며, 앞으로는 인간 고유의 창의성과 맥락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진 세션 3에서는 '차세대 비침습 뇌신경조절(Next-Frontier Non-invasive Brain Neuromodulation)'을 주제로 전기 자극과 광 자극, 미주신경자극 등 약물 외 방식의 차세대 인지중재 기술들이 소개됐다.

 

"약 대신 전류로 뇌 조절"…재택형 tDCS 인지중재 가능성 주목

경두개직류자극(tDCS)의 임상 적용 가능성과 실제 연구데이터에 대해 발표하는 양영순 순천향의대 신경과 교수 / 디멘시아뉴스

첫 발표에 나선 양영순 순천향의대 신경과 교수는 경두개직류자극(tDCS)의 임상 적용 가능성과 실제 연구데이터를 발표했다. 양 교수는 "약물 치료가 화학적 조절이라면 tDCS는 전기생리학적 기능을 조절하는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tDCS는 약한 직류 전류를 두피에 흘려 뇌 피질의 흥분성과 억제성을 조절하는 방식의 비침습 뇌자극 기술이다.

그는 특히 tDCS의 가장 큰 특징으로 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양 교수는 "비교적 간단한 장비를 이용해 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병원 중심 치료를 넘어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지중재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에 따르면 현재 tDCS 임상 근거가 가장 많이 축적된 영역은 우울증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항우울제와 병행했을 때 증상 개선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으며, 국내에서도 우울증 영역에서 비급여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지저하와 치매 영역 연구도 함께 발표됐다. 그는 "좌측 배외측 전전두피질(left 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 자극이 작업기억(working memory)과 언어 기능 개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tDCS가 단순한 전기 자극을 넘어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과 장기강화(long-term potentiation), 신경전달물질 조절 과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전임상 연구에서는 아밀로이드 축적과 관련된 병리 과정 변화 가능성도 보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 교수는 "tDCS는 단독 치료라기보다 기존 약물 치료와 인지훈련을 보조하는 형태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특정 부위를 더 정밀하게 자극하는 고해상도(high-definition) tDCS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현재는 표준화된 자극 프로토콜이 완전히 정립된 단계는 아니다"라며 "환자 상태와 질환 특성에 따라 자극 위치와 시간, 강도 등을 조절하는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빛으로 뇌 기능 조절"…광 자극 기반 인지중재 연구 확대

광생체조절(photobiomodulation) 기술의 원리와 인지기능 개선 가능성에 대해 발표하는 김태 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 / 디멘시아뉴스

김태 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는 광생체조절(photobiomodulation) 기술의 원리와 인지기능 개선 가능성을 소개했다. 광생체조절은 특정 파장의 빛을 이용해 세포 기능과 뇌 대사를 조절하려는 비침습 신경조절 기술이다. 김 교수는 "빛 자극이 미토콘드리아 활성과 세포 에너지 대사, 신경염증 조절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광생체조절이 아데노신 신호 전달과 수면 조절 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에서는 수면 개선과 뇌 대사 회복 측면에서의 전임상·임상 연구 결과도 함께 제시됐다.

또 최근에는 치매와 우울증 등 다양한 뇌·정신건강 영역으로 연구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광생체조절은 약물과 달리 비교적 부담이 적은 비침습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향후에는 개인별 뇌 상태와 생체신호를 반영한 맞춤형 자극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빛 자극의 파장과 강도, 조사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생리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며, 정밀 자극 설계의 중요성도 함께 설명했다. 다 "아직은 임상 적용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제 치료 효과와 장기 안전성에 관한 대규모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뇌와 신체 다시 연결한다"…비침습 미주신경자극 연구 확대

비침습 미주신경자극(non-invasive vagus nerve stimulation, nVNS)의 인지 기능 적용 가능성을 발표하는 정지훈 충북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 디멘시아뉴스

세션 마지막 연자인 정지훈 충북의대 생리학교실 교수는 비침습 미주신경자극(non-invasive vagus nerve stimulation, nVNS)의 인지 기능 적용 가능성을 발표했다.

정 교수는 미주신경이 단순한 말초신경이 아니라 뇌와 면역계, 자율신경계를 연결하는 핵심 경로라고 설명했다. 특히 염증 반응 조절과 스트레스 반응, 각성 상태, 장-뇌 축(gut-brain axis) 등과도 연결돼 있어 최근 신경퇴행성질환과 정신건강 영역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주신경자극은 원래 난치성 뇌전증이나 우울증 영역에서 먼저 발전했지만 최근에는 비침습 방식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며 "귀나 목 부위 자극만으로도 뇌 기능 네트워크 변화와 자율신경 조절 효과를 기대하는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치매를 단순 뇌 병변뿐 아니라 만성 염증과 자율신경 변화까지 함께 연결해 보려는 연구들도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발표에서는 비침습 미주신경자극이 염증성 사이토카인 조절과 기억·주의집중 기능, 뇌 각성 네트워크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도 함께 논의됐다.

정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에서도 만성 염증과 자율신경 불균형이 중요한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며 "향후에는 약물 치료와 함께 보조적 중재 방식으로 활용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연구 규모가 크지 않고 자극 위치와 강도, 적용 기간 등에 대한 표준화도 아직 부족한 단계"라며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더 많은 대규모 연구와 재현 가능한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인지중재 실무 워크숍도 진행

학회 마지막 순서로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인지중재 운영 전략을 다루는 교육 워크숍도 진행됐다. 워크숍에서는 ▲디지털 치료제(DTx) 처방 및 운영 가이드 ▲디지털 인지훈련 프로그램 '코그테라' 실제 적용 ▲디지털 인지훈련 플랫폼 '슈퍼브레인' 운영 사례 등이 소개됐다.

현장에서는 디지털 치료제를 실제 진료 현장과 치매안심센터, 지역사회 인지중재 프로그램 안에서 어떻게 처방·운영·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적용 경험과 실무 사례들이 공유됐다.

2026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열린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 현장 / 디멘시아뉴스

"AI부터 비침습 뇌자극까지"…인지중재, 예측·생활관리 중심으로 확장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인지중재치료가 단순 인지훈련을 넘어 AI 기반 조기 예측과 디지털 치료제, 비침습 뇌신경조절 기술을 결합한 맞춤형 관리 체계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오전 세션에서는 멀티모달 AI와 발화 분석, 디지털 치료제의 리얼월드 데이터가 소개되며 조기 예측과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오후 세션에서는 생성형 AI 시대 의료의 변화와 함께 tDCS·광생체조절·비침습 미주신경자극 같은 차세대 인지중재 기술의 가능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발표자들은 공통으로 기술 발전 속도보다 실제 환자가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와 설명 가능한 AI, 재현 가능한 임상 데이터, 한국 의료 환경에 맞는 검증 체계 구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학회는 AI와 비침습 신경조절 기술이 실제 임상 현장과 지역사회 돌봄 안에서 어떻게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적용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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