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옥정호 물안개길 2코스-붕어섬길

작약꽃과 꽃양귀비가 만개한 임실 옥정호로 향했다. 옥정호는 1927년 섬진강을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거대한 인공호수다. 1965년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댐 섬진강댐이 완공되면서 호수의 수역이 훨씬 넓어졌다.
옥정호의 물로 최대발전량 3만4천800㎾에 이르는 전기를 생산하고, 섬진강 하류지역의 만성적인 홍수피해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옥정호 물은 호남정맥을 넘어 동진강으로 유역을 변경시켜 호남평야의 농업용수는 물론 전주·정읍·김제시민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상수원 기능도 하고 있다.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는 옥정호는 풍경이 빼어난 관광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섬진강 상류에 있는 옥정호는 오봉산 국사봉과 백련산 나래산으로 감싸여있어 안온할 뿐더러 산과 산 사이에 굽이치며 이어지는 호수의 물길이 아름답다. 특히 호수 가운데에 떠있는 붕어섬은 사계절 색다른 매력을 뽐내줄 뿐더러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어우러진 풍광은 사진작가들에게 인기있는 촬영 포인트다.
옥정호에는 호수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가 있다.
호수에 낀 물안개가 아름다워 ‘옥정호 물안개길’이라 부른다. 옥정호 물안개길은 7개 코스, 87.1㎞로 구성돼있다. 그중 옥정호물안개길 2코스는 옥정호의 대표경관 붕어섬과 연계해서 걸을 수 있는 붕어섬길이다. ‘옥정호 물안개길-붕어섬길’은 언제가도 좋지만 작약꽃과 꽃양귀비가 만개하는 5월 중 하순에 방문하면 주변의 산 호수와 어울린 화사한 붕어섬을 만날 수 있다.
붕어섬으로 가는 중에 국사봉전망대휴게실에 잠시 승용차를 주차해 두고 도로변 붕어섬전망대에 올라선다. 옥정호 붕어섬은 국사봉전망대휴게실에서 국사봉으로 가는 산길에 있는 국사봉전망대에서 바라볼 때 붕어모양의 섬 형태를 가장 실감나게 볼 수 있다. 도로변 전망대에서도 붕어섬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붕어섬출렁다리는 임실군에서 붕어섬에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섬을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도록 만든 길이 420m에 달하는 인도교다.

붕어를 형상화한 높이 83.5m의 주탑이 가운데에 높이 솟아있고, 주탑 양쪽으로 출렁다리를 연결했다. 출렁다리를 건너는데 산줄기를 굽이돌아오는 호수의 물길이 가슴에 안겨온다. 옥정호가 생기면서 백련산에서 이어오던 산줄기 중 낮은 곳이 물에 잠겨 몇 m를 사이에 두고 섬이 된 현장이 가깝게 바라보인다.
출렁다리 아래쪽에서는 붕어섬을 휘돌아가는 물길이 유연하고, 오봉산과 국사봉이 우뚝 솟아 호수를 포근하게 감쌌다. 출렁다리 입구 남동쪽 언덕에 조성된 요산공원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붕어모양의 출렁다리 주탑에는 5층 높이의 전망대가 있다. 주탑 전망대에 올라서니 출렁다리와 붕어섬이 내려다보인다. 물돌이동을 이루며 붕어섬을 돌아가는 호수의 물길을 바라보며 마음의 여백을 즐긴다.
출렁다리를 건너자 ‘붕어섬 생태공원’이라 쓰인 커다란 표지판이 맞이한다. 붕어섬은 면적이 7만3천39㎡에 달하는 호수 속 섬이다. 2017년까지 주민들이 살고 있었으나 2018년부터 임실군이 매입, 경관조성을 통해 꽃들이 향연을 펼치는 아름다운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했다.
붕어섬은 5.5㎞에 달하는 산책로와 계절을 달리하며 피는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예쁜 정원을 이루고 있다.

수변산책로를 따라 걷고 있는데, 붉은 카펫이 깔려있는 것 같은 꽃밭이 등장한다. 지난해 가을 새롭게 조성한 1만㎡ 규모의 꽃양귀비 단지다.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붕어섬은 남쪽에 작약꽃이, 북쪽에 꽃양귀비가 피어 늦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붉게 핀 꽃양귀비는 녹색나무와 색상의 대비를 이룬다. 꽃양귀비는 꽃잎이 얇고 바람에 쉽게 휘날려 연약해보이지만 집단으로 피어 화려한 미인의 집합소 같다.

붕어섬에는 조그마한 연못도 있다. 연못 위로 난 데크길을 걷는다. 연못에는 수련이 단정하게 꽃을 피웠고, 노란 꽃창포도 꽃을 피워 붕어섬의 여름을 재촉하고 있다. 작약꽃과 꽃양귀비가 화려함을 뽐냈다면 수련과 꽃창포는 차분하고 정갈한 모습을 보여준다.

출렁다리매표소 앞으로 되돌아와 옥정호 호반을 따라 개설된 데크형 잔도를 걷는다. 옥정호 물안개길은 옥정호와 붕어섬을 왼쪽에 두고 호반을 따라 이어진다. 뒤돌아보면 붕어섬 출렁다리가 한눈에 바라보인다. 잔도를 걷고 있으면 물길이 붕어섬을 휘돌아가는 모습이며 호숫가 절벽에 설치된 잔도가 한눈에 바라보인다. 산비탈엔 녹색을 띤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뤘다. 숲에서 뻐꾸기 울음소리가 애절하게 들려온다.

붕어섬을 휘돌아가는 물길과 함께 옥정호 물안개길도 휘돌아간다. 지금이야 호수 가운데 붕어섬이 떠있지만 호수가 생기기전 강물이 흐르던 시절에는 갈 지(之)자 모양으로 350도를 휘돌아가는 물돌이동을 이뤘던 곳이다. 전승지주차장을 지나면서부터는 붕어섬 서쪽 부위를 바라보며 걷는다. 조금 전 붕어섬에서 만났던 꽃양귀비가 앞쪽 호수까지 빨갛게 물들여놓았다. 갈수기인 봄철이라 붕어섬에 매달려있는 것 같은 모래섬이 호수위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용운마을 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자 이번에는 작약꽃밭이 호수를 앞에 두고 울긋불긋 펼쳐진다. 호수에 비췬 작약꽃 역시 수채화처럼 다가온다. 오봉산과 국사봉에 감싸인 옥정호와 꽃밭이 된 붕어섬을 바라보고 있으니 내 마음이 한없이 포근해진다. 호반을 따라 타원을 그리며 이어졌던 데크길이 끝나는 지점에 용운마을이 자리했다.
<장갑수·여행작가>
※여행쪽지
▲옥정호 물안개길 2코스(붕어섬길)는 붕어섬 산책로를 포함해 옥정호반 잔도를 따라 걷는 길이다. 붕어섬은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꽃이 피는 생태공원으로, 5월에는 작약꽃과 꽃양귀비가 아름답게 핀다.
※코스 : 옥정호 매표소→출렁다리→붕어섬 산책로→옥정호매표소→옥정호 잔도→전승지주차장→옥정호 잔도→용운마을
※거리, 소요시간 : 8㎞, 2시간 30분 소요
※출발지 내비게이션 주소 : 옥정호출렁다리매표소(전북특별자치도 임실군 운암면 입석리 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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