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내란은 안 돼" vs "힘 쏠리면 위험"…공주 산성시장 민심 갈렸다
민주 "계엄 책임론" vs 국힘 "거대 권력 견제"…중도층은 민생 호소

"아무리 그래도 계엄은 잊으면 안 되죠." "힘이 한쪽으로 다 몰리면 그게 더 문제 아녀."
26일 오전 충남 공주 산성시장. 장날을 맞은 시장 골목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좌판마다 채소와 생선, 옷가지가 빼곡히 들어섰고 스피커를 단 유세 차량은 쉴 새 없이 시장 입구를 오갔다.
형형색색 점퍼를 입은 선거운동원들은 상인과 손님 사이를 파고들며 연신 허리를 숙였다. 상인들의 호객 소리와 후보 이름을 연호하는 유세 방송이 뒤섞이며 시장 열기도 달아올랐다.
공주는 충남에서도 대표적인 민심 바로미터 지역으로 꼽힌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겹치면서 여야 모두 조직 총동원 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시장 곳곳에서는 후보들의 악수 경쟁이 이어졌다.

민심은 예상보다 더 팽팽했다. 현직 프리미엄과 지역 발전론, 계엄 책임론과 정권 견제론이 시장 골목 곳곳에서 뒤엉켰다.
시장 골목에서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하는 강모(40대) 씨는 "국민의힘은 계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그건 아직 끝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도 민주당, 도지사도 민주당, 국회의원도 민주당 찍을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로 "한쪽으로 힘이 쏠리면 안 된다"며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채소 좌판을 정리하던 한 상인은 "시장은 국민의힘, 도지사도 국민의힘 찍을 생각"이라며 "정당 바뀔 때마다 하던 사업도 멈추고 갈아엎는 거 아니냐. 지금 하는 사람이 계속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일을 하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과 "견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정면 충돌했다.
근처 청과물 가게 상인은 "정권이 일을 하려면 힘을 실어줘야 정책도 추진되는 것 아니겠냐"며 "맨날 정치 싸움만 하면 지역 발전은 언제 하느냐"고 반문했다.
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또 다른 상인은 "민주당 후보들이 자주 얼굴 비추고 인사도 많이 해 친근감이 간다"며 "결국 한 번이라도 더 본 사람이 마음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떡집 앞 평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70대 주민들은 여권 견제론을 꺼냈다.
문모 씨는 "지금은 힘이 너무 한쪽으로 쏠렸다"며 "법도 마음대로 바꾸고 헌법까지 건드리려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옆에 있던 김모 씨도 "국회의원 그만두고 또 선거 나오면 결국 세금은 시민들이 부담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후보들을 겨냥했다.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도 적지 않았다.
유세 현장을 한참 지켜보던 박모(60대) 씨는 "맨날 정치 싸움만 하는데 서민들 살기는 더 팍팍해졌다"며 "정당보다 진짜 지역 경제 살릴 사람인지 보고 뽑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공주 사람들 먹고 살기 좋아지게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한 것 아니겠냐"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충남이 전국 민심 흐름을 읽는 '바로미터' 역할을 해온 만큼 남은 일주일 동안 중도층과 무당층 표심 이동이 전체 판세를 흔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층 비중이 높은 충청권 특성상 막판 이슈 하나가 전체 판세를 흔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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