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 바꾸자 4주 만에 3.5년 젊어졌다… 혈압∙혈당∙염증 낮춘 '이 식단'은?

권태원 기자 2026. 5. 2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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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대 연구팀, 65~75세 104명 식단 실험
‘잡식∙탄수화물’ 식단 4주 만에 노화 지표 약 3.5년↓
단, ‘복합 탄수화물’ 아닌 ‘정제 탄수화물’ 식단엔 적용 안돼
4주간 식단을 바꾸니 생물학적 나이가 어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단 4주만 식습관을 바꿔도 우리 몸의 '생물학적 나이' 어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은 65~75세 노년층 104명을 네 가지 식단에 무작위로 배정해 4주간 실험한 결과, 복합탄수화물이 풍부하거나 채식 위주로 바꾼 식단에서 노화 관련 지표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나빠지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른데, 이 연구는 식단 변화가 그 속도에 비교적 빠르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이 분석한 연구 참가자들은 비흡연자이면서 당뇨병·암·신장·간 질환 같은 큰 병이 없는 비교적 건강한 노년층이었다. 연구진은 이들을 단백질과 고지방 또는 고탄수화물을 조합한 네 가지 식단을 구성한 뒤 나누어 배정했다. 식단은 잡식·고지방(OHF), 잡식·고탄수화물(OHC), 채식·고지방(VHF), 채식·고탄수화물(VHC)이었다. 또한 4주 동안 모든 끼니를 배달로 제공해 참가자가 실제로 무엇을 먹는지 철저히 관리했고, 식단 전후로 혈액 검사 등 여러 건강 지표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노화 정도를 가늠하기 위해 '클레메라-두발 방법(KDM)'이라는 계산법을 썼다. 이는 혈당, 혈압, 염증 수치 등 여러 건강 지표를 종합해 몸 상태가 같은 나이대 평균과 비교해 얼마나 늙었는지 또는 젊은지를 '나이(년)'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계산한 '생물학적 나이'에서 실제 나이를 뺀 값을 도출했다. 이 값이 양수면 같은 나이 평균보다 몸이 더 늙었다는 뜻이고, 음수면 더 젊고 건강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 지표가 높은 사람은 사망 위험도 높았는데, 연구진의 분석에서 남성의 경우 이 값이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사망 위험이 최대 44%까지 올라갔다.

핵심 결과는 식단별 차이에 있었다. 참가자들의 평소 식단과 가장 비슷한 잡식·고지방(OHF) 식단 그룹은 노화 지표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다. 반면 나머지 세 식단 그룹은 모두 지표가 낮아져, 몸이 더 젊어지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특히 잡식·고탄수화물(OHC) 식단은 기준이 된 OHF 식단과 비교해 노화 지표가 약 3.5년에서 4.1년가량 의미 있게 낮아졌다. 채식·고지방(VHF) 식단도 약 3.5년 낮아지는 뚜렷한 결과를 보였다. 채식·고탄수화물(VHC) 식단 역시 지표가 낮아지긴 했지만 통계적으로 분명한 차이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런 변화를 '노화 시계를 되돌렸다'고 해석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화 지표를 이루는 혈당이나 혈압, 염증 수치는 식사에 따라 며칠에서 몇 주 안에 빠르게 변하는 값들이라, 4주간의 변화가 진짜 노화 흐름이 바뀐 것이 아니라 몸이 새 식단에 일시적으로 반응한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표를 낮춘 OHC·VHF·VHC 식단은 평소 식단보다 지방과 동물성 단백질이 적고 식이섬유와 채소·콩류가 많았는데, 이는 다른 여러 연구에서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 식습관과 일치한다. 연구진은 NHL 식단의 탄수화물이 정제된 설탕이 아니라 통곡물 같은 복합탄수화물 위주였다는 점도 함께 짚으며, 이 결과를 정제 탄수화물이 많은 식단에까지 똑같이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케이틀린 J. 앤드루스(Caitlin J. Andrews)은 논문에서 노화 지표가 "고탄수화물·식물성 위주 식단에서 가장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런 변화가 부분적으로는 일시적인 생리 상태를 반영할 수 있지만, 질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 장기적 식습관과도 일치한다"며 "만약 이 변화가 지속된다면 장기적인 신체 기능 개선으로 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다만 이런 단기 변화가 실제로 오래 유지되거나 장기 건강 결과를 예측하는지는 더 긴 기간의 연구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Short-Term Dietary Intervention Alters Physiological Profiles Relevant to Ageing: 단기 식이 개입이 노화와 관련된 생리 프로필을 바꾼다)는 2026년 5월 국제 학술지 '에이징 셸(Aging Cell)'에 게재됐다.

권태원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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