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재용 ‘자존심 보다 생존’… 삼성 외부 AI 빗장 푼다

장우진 2026. 5. 26.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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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부문 6월 챗GPT 등 도입… 가우스와 병행
제품기획·마케팅·데이터 분석 등 활용
노태문 "일 방식·사고 혁신해 생산성 강화"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다음달부터 오픈AI의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외부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임직원 업무에 도입한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과거 본사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업체 이름을 모두 지웠을 만큼 외부 기술에 대한 저항감이 큰 조직이었다.

이후에도 자체 운영체계(OS) 타이젠과 엑시노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절대 놓지 않았고, 한글과컴퓨터의 '한글' 프로그램 대신 자체 '훈민정음' 프로그램을 PC에 탑재하기도 했다.

이런 삼성에 큰 변화의 물결이 시작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삼성 조직문화 혁신의 새로운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평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장 취임 전부터 개방형 혁신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역설했고, 외부 인재를 중용하는 등 이른바 실리콘벨리식 '뉴 삼성'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삼성전자는 26일 "DX(디바이스경험·완제품) 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다음달 중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공식 론칭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그간 보안 우려로 사내에서 외부 생성형 AI 사용을 제한하고 자체 AI 모델 '삼성 가우스'를 사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단기간에 자체 AI 경쟁력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잘 하는' 외부 솔루션을 쓰기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외부 AI를 활용해 제품·서비스 기획 단계의 인사이트 도출, 글로벌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다국어 기반 해외 비즈니스 대응, 방대한 시장·고객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의 경쟁력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직무와 조직 특성을 고려해 세부 운영 정책을 수립 중"이라며 "임직원이 필요한 AI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와 정책을 고도화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신 보안 리스크를 통제하기 위해 외부 생성형 AI 사용 권한은 보안 교육 이수자에게만 부여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임직원 2500명을 대상으로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3종의 외부 생성형 AI에 대한 검증(PoC)을 진행해 왔다.

삼성 가우스도 계속 고도화하는 동시에 최신 외부 AI와 함께 사용하도록 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외부 생성형 AI를 사내 결재를 받은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쓸 수 있도록 방침을 유지한다.

이번 변화는 이 회장의 AI 혁신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평소에도 세계 곳곳을 돌며 AI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폈고, 지난해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두 차례나 만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등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회사측은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X부문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한 AI전환(AX) 비전을 일상 업무에서 구체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2030년까지 국내외 모든 생산 공장을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내놓은 바 있다.

노 사장은 신년사에서 "AX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우리의 생각과 업무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정"이라며 "AI를 활용해 일하는 방식과 사고까지 혁신함으로써 업무 속도와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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