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사실상 승리 선언…“중동은 미군 기지 위한 방패 아냐”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슬람 명절인 하지 순례 기간을 맞아 26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중동 지역 국가들이 더 이상 미군 기지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영향력이 종말을 고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모즈타바는 이날 이란 관영매체 이르나(IRNA)를 통해 발표한 메시지에서 “시간의 시곗바늘은 뒤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이 지역(중동) 민족들과 영토는 더 이상 미국 기지들의 방패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이 지역에서 악행을 일삼을 곳이나 군사 기지를 주둔시키기 위한 안전지대를 잃게 될 것이며, 과거 위상에서 나날이 멀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 메시지는 이란 최고지도자 대리인이자 이란 하지단 대표인 호자톨에슬람 나바브가 대독했다.
모즈타바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을 두고 사실상 이란의 승리를 선언했다. 모즈타바는 최근 일련의 ‘강요된 전쟁’에서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땅과 하늘, 바다에서 미사일과 드론으로” 격퇴해 “눈부신 승리를 거두었다”며 신의 섭리라고 주장했다.
모즈타바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평가 절하하며, 주변 이슬람 국가들을 향해 연대하여 새로운 지역 질서를 형성하자고 호소했다. 모즈타바는 “진심을 다해 모든 이슬람 국가와 정부를 선을 위한 우호와 협력의 길로 초대한다”며 “이슬람 공동체와 역내 민족들은 함께 나눌 역량과 공동의 이익이 충분하며, 이것이 지역과 세계의 새로운 질서와 미래 구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미국에게 죽음을”, “이스라엘에게 죽음을” 이라는 구호가 이슬람 공동체의 구호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예언대로 (2040년을 넘기지 못하고) 소멸할 것”이라고 말해, 선대 최고지도자가 언급했던 ‘이스라엘 25년내 소멸론’을 거듭 거론했다. 2015년 모즈타바의 부친이자 전 최고지도자였던 알리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스라엘 25년내 소멸론’을 주장한 바 있다.
정유경 김지훈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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