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자리 없앤다는 건 낡은 공포” [GCC 2026]

조문희 기자 2026. 5. 26. 18:1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경전 경희대 교수 “AI는 도구일 뿐, 스스로 사고하지 않아”
“AI 에이전트가 플랫폼 이코노미 전부 대체할 것”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없앤다는 건 이제 낡은 말입니다.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AI가 인간의 노동을 통째로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가 극에 달한 시대에, 정반대의 선언이 나왔다. 26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시사저널 '굿컴퍼니 컨퍼런스(GCC) 2026' 마지막 세션에서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른바 'AI 고용 불안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에이전트 AI' 시대의 생존 전략을 집중 해부했다. 그의 결론은 단호했다. AI는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쓸 줄 아는 자에게 전례 없는 기회를 열어준다는 것이다.

26일 오전 여의도 페어몬트 엠배서더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시사저널 주최의 제 14회 굿컴퍼니 컨퍼런스 "AI 대융합의 시대" 컴퍼런스에서 에이전트 혁명의 서막-실행 지능이 재편하는 새로운 경제질서라는 주제로 이경전 경희대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기존 플랫폼 해체되고 AI 에이전트가 거래 중개"

이 교수는 먼저 인공지능이 스스로 사고한다는 통념을 반박했다. 그는 "학문적으로 AI 에이전트는 환경으로부터 감지해 행동을 하는 에이전트로 정의되어 있으며, 생각이라는 말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에 대해서도 "생성형 AI는 생각하는 기능이 있는 게 아니라 토큰을 생성하는 자판기와 다를 바 없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에이전트 AI 이코노미로의 전환이 기존 플랫폼 생태계를 뿌리째 뒤흔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으로는 KTX 예약, 택시 호출, 음식 배달, 쇼핑 등 일상적인 경제 활동을 사용자의 AI 에이전트가 전담하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경우 네이버·카카오처럼 소비자와 사업자를 연결하던 기존 중개 플랫폼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란 게 이 교수의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가 현실화되면 소비자는 야놀자·배달의민족 같은 개별 앱을 직접 실행하는 대신 자신의 AI 에이전트에 지시를 내리고, 사업자 역시 플랫폼이 아닌 개별 소비자의 AI 에이전트와 직접 연결되는 구조로 바뀐다. 이 교수는 "결국 소비자의 AI 에이전트와 판매자의 AI 에이전트가 직접 상호작용하며 거래를 창출하는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메타가 인수한 소셜미디어 '몰트북(Moltbook)'을 사례로 들며,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AI 에이전트가 개입해 커뮤니티 내 거래를 창출하는 형태가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6일 오전 여의도 페어몬트 엠배서더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시사저널 주최의 제 14회 굿컴퍼니 컨퍼런스 "AI 대융합의 시대" 컴퍼런스에서 에이전트 혁명의 서막-실행 지능이 재편하는 새로운 경제질서라는 주제로 이경전 경희대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정부 돈 바라보지 말라…지적 자본이 금융 자본 이긴다"

이 교수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소수 인력으로 대규모 매출을 달성하는 'AI 네이티브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미국의 1인 창업 기업 '매드비(MadB)'는 약 2만 달러(약 3000만원)의 외부 투자만으로 지난해 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교수는 "AI 시대에는 1인당 수십억원, 수백억원의 매출을 거뜬히 올리는 강소 기업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막대한 금융 자본을 쏟아 붓는 것보다 인간의 지적 자본과 AI 활용 능력이 훨씬 중요한 시대"라며, 정부 예산 지원에 의존하기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스스로 돈을 벌고 살아남을 수 있는 실질적인 AI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의료·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