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대 구로구 아파트를 66억에…‘0’ 하나 오기에 車 한대 값 날릴 판

박지우 기자 2026. 5. 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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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라운지]
금액 작성 시 꼼꼼하게 확인해야
입찰보증금 6000만 원 날릴 위기
재매각 진행 건수 월 700건 이상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에서 대출 규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감정가 15억 원 이하 매물에 수요가 몰리는 가운데 감정가 7억 원대 아파트가 60억 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되는 이례적 사례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응찰자가 입찰가를 적는 과정에서 숫자 ‘0’을 하나 더 쓴 오기라고 보고 있다. 최고가매수신고인이 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입찰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약 6000만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달 19일 찾은 서울남부지방법원 경매법정.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매각 결과가 하나씩 호명되던 가운데 서울 구로구 구로동 ‘구일우성아파트’ 전용면적 84㎡ 물건의 최고 입찰가가 공개되자 법정 안이 순간 술렁였다.

해당 아파트의 감정가는 7억5300만 원이었지만 한 응찰자가 무려 66억6000만 원을 써내 최고가매수신고인으로 정해졌다. 이는 감정가 대비 884.46%에 달하는 금액이다. 총 6명이 응찰한 가운데 2순위 입찰가는 7억5117만3568원, 3순위 입찰가는 7억800만 원인 것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높은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입찰표 작성 과정에서 숫자를 잘못 기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법원 경매는 입찰자가 금액을 수기로 작성해 제출하는 방식이어서 숫자 오기 사례가 간헐적으로 발생한다. 이번 사례 역시 6억6600만 원 수준의 금액을 적으려다 ‘0’을 하나 더 기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당 응찰자는 수천만 원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경매 입찰에서 금액을 잘못 적는 경우 원칙적으로 매각 불허가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최고가매수신고인은 잔금을 기한 내 납부해야 한다. 잔금을 기한 내 납부하지 않을 경우 이미 낸 입찰보증금은 반환되지 않고 물건은 재매각 절차에 들어간다. 입찰보증금은 통상 최저입찰가의 10%로 해당 물건의 입찰보증금은 6024만 원이다.

재매각은 경매에서 낙찰받은 사람이 정해진 기간 내 잔금을 납부하지 못해 매각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절차다. 업계에서는 단순 오기, 권리분석 오류, 대출 미실행 등의 이유로 재매각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경·공매 플랫폼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국 전체 용도별 재매각 진행 건수는 지난 4월에만 728건에 달했다. 다만 재매각 사유는 별도로 집계되지 않아 단순 오기 사례를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법원 경매가 수기 작성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응찰 과정에서 세심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입찰가 오기로 보증금을 날릴 위기에 처하는 사례가 한 달에 한 번꼴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법원 경매는 수기 작성 방식이어서 실수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응찰 전 금액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 오기와 같은 입찰 오류를 차단하기 위해 입찰가를 한글로 작성하거나 공매처럼 전산 시스템을 통한 응찰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우 기자 ji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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