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 잠재운 개미의 힘 … 올들어 54조 폭풍 매수

김지희 기자(kim.jeehee@mk.co.kr) 2026. 5. 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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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랠리 이끈 개인투자자
외국인 올들어 96조 팔았지만
동학개미 매수세 지수 떠받쳐
삼전닉스 이달만 25조 순매수
ETF 통한 자금 유입도 거세져
반도체 중심 올해 51조 뭉칫돈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8000선을 넘어선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8047.51에 장을 마쳤다. 이승환 기자

26일 코스피가 8047.51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처음 종가 기준으로 8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1월 27일 5000선, 2월 25일 6000선, 5월 6일 7000선을 넘어선 이후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랠리의 중심에는 개인투자자들이 있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연초 이후 코스피시장에서만 90조원 넘게 순매도에 나섰지만, 동학개미들은 50조원 이상의 순매수로 맞서며 지수를 떠받쳤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향후 1만피에 등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총 96조400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올해 1월(1190억원)과 4월(1조1280억원)에만 매수 우위를 기록했고, 2~3월에는 매달 30조원 안팎의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이날까지 40조원이 넘는 물량을 쏟아냈다.

외국인의 역대급 '팔자' 행진에도 코스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개인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들어 코스피시장에서만 54조1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지수가 5000선까지 밀렸던 3월에도 개인들은 33조5000억원이 넘는 순매수에 나섰고, 이달 들어서도 순매수 규모가 이미 30조원을 웃돌고 있다.

◆ 로봇·소부장으로 온기 확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랠리에 로봇, 에너지저장장치(ESS),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으로 온기가 확산하면서 코스피는 올 들어서만 90% 넘게 급등했다. 같은 기간 대만 자취엔(46%), 일본 닛케이(29%), 미국 나스닥(13%) 등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이후 약 7개월 만에 8000선을 뚫었다. 특히 이달 초 7000선을 넘어선 후 8000선을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은 13거래일에 불과했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은 대형주에 집중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수 규모만 28조원을 웃돌았다. 개인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 역시 24조원어치 가까이 사들였다. 연초 이후 국내 대표 로봇주로 부상한 현대차도 8조5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만 25조원 넘는 개인 자금이 유입되며 반도체 중심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 ETF 유입 지수상승 힘 보태

여기에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자금 유입까지 더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들의 ETF 매수세로 추정되는 금융투자 부문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만 51조50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특히 이달에만 약 15조원 규모의 자금이 ETF를 통해 유입되며 지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ETF 자금 역시 반도체 테마에 집중됐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상품은 'TIGER 반도체TOP10'으로 연초 이후 유입액만 5조원에 달했다. 이어 'SOL AI반도체TOP2플러스'(4위·2조3365억원),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5위·2조1803억원), 'KODEX 반도체'(7위·2조1016억원) 등 반도체 관련 ETF가 자금 유입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 중심의 수급이 이어지는 한 코스피 상승세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AI 성장 사이클이 이어지고, 개인 중심의 자금 유입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 상단 전망치를 1만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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