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권자 10명 중 4명은 경기도민… 공약도 정책도 ‘무관심’ 일관

6·3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 유권자를 위한 정책이 거의 없어 소외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에 체류하는 외국인 수가 매년 늘고 있음에도, 주요 정당과 후보들의 무관심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26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06년 5월 31일 실시된 제4회 지방선거 때부터 외국인에게 투표권이 생겼다. 만 18세 이상이면서 영주권을 취득한 지 3년 이상 된 외국인이 대상으로 지방선거에서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외국인 유권자도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시행 초 6천726명(4회 지방선거)에서 15만1천532명(9회 지방선거)로 20배 넘게 급증한 셈이다.
이 중 도내 외국인 유권자는 6만4천175명(42.35%)으로 약 6만2천 명의 가평군민 수와 비슷한 규모다.
그러나 취재진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마당을 살펴본 결과, 각 정당 경기도지사 후보들이 내건 5대 공약 중 홍성규 진보당 후보만이 이주민 관련 공약을 내걸었다.
특히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정책공약집'에서도 관련 공약을 확인할 수 없었다.
문제는 선거에서 외국인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이들의 투표율도 덩달아 낮아진다는 점이다.
이민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이슈브리프'에 따르면 외국인 유권자 투표율은 5회 지선서 35.2%를 기록한 후 6회 지선 17.6%, 7회 지선 13.5%로 급감했다.
이같은 원인으로 '선거에 관심이 없어서 불참했다'가 1위로 꼽혔다.
실제 영주권을 획득한 중국동포출신 50대 김모 씨는 지방선거를 '그들만의 리그'라고 표현한다.
후보들이 내세우는 정책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김모 씨는 "한국으로 넘어온 후 여러 공약을 살펴봤지만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은 모르겠고, 별로 와닿지 않았다"며 "주변 동포들을 보면 호기심에 한 두번 투표하다가 말기도 한다"고 했다.
전문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회적 인식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규호 성공회대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 주민에 대한 지원이 언급되면 부정적 인식이 더 강한 것 같다"며 "유권자 수도 제한적이기에 선거에서도 공약 우선순위에 밀리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장기체류 중인 외국인 수가 늘어나는 만큼 이들이 사회에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마련돼야 한다"며 "원주민과 외국인이 통합할 수 있는 장을 지역사회가 먼저 나서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명호 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