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타이펙스]②'K푸드' 아니다…'K스타일 푸드'가 온다

김아름 2026. 5. 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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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타이펙스 아누가
현지 기업들의 K푸드 접목
라면·김치·떡볶이 인기 높아
태국 현지 기업이 선보인 한식 간편식/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방콕=김아름 기자] 동남아시아 주요 식품 기업들이 K푸드의 수입을 넘어 자체적으로 K푸드를 재해석한 'K스타일 푸드' 발굴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한식을 흉내내거나 모방하는 것을 넘어 기존 K푸드의 장점을 받아들이면서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일부 요소를 재구성한 게 특징이다. 

K '스타일' 푸드

2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태국 방콕 임팩트 아레나에서 열리는 타이펙스 아누가 2026에서 가장 눈에 띈 현상 중 하나는 동남아 현지 기업들의 'KOREAN STYLE' 제품이 많았다는 점이다.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불닭볶음면 스타일의 매운 볶음면은 물론 김치를 넣은 국물라면, 김치와 한국식 젓갈, 삼계탕, 잡채까지 다양한 메뉴를 만나볼 수 있었다. 

이전에도 외국 기업들이 K푸드를 흉내내는 일은 적지 않았다.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불닭볶음면을 모방한 제품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났고 겉모습만 흉내낸 김치가 현지에서 당당하게 '한국 김치'로 소개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 한식에 대한 이해 없이 잠깐의 유행을 따라가기 위한 제품들이었다. 저가의 중국산 제품들이 한국 제품인 것처럼 패키지를 꾸미고 비싼 가격을 받기도 했다. 

중국 현지 업체가 생산한 짝퉁 불닭볶음면./사진=알리바바 홈페이지 캡처

이 과정에서 한식의 이미지가 훼손되기도 했다. 저가의 중국산 김치를 먹은 뒤 '김치는 다 이런 맛'이라고 생각하거나 패키지만 그럴듯하게 따라한 라면을 먹고 실망했다는 외국인도 많았다. K푸드의 인기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한국 식품 기업들의 수출은 많지 않았던, 과도기에 일어났던 일이다. 

하지만 이번 타이펙스에서 만났던 'K스타일 푸드'들은 달랐다. 한국 제품인 것처럼 속이는 게 아닌, 자체 브랜드 제품에 한국의 맛을 녹인 제품들이 많았다. 인도 커리가 일본으로 넘어가 카레가 되고, 중국의 작장면(炸酱面)이 한국으로 와 짜장면이 된 것처럼, '현지화된 한식'이라 불러야 할 메뉴들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낯선 외국 음식이 현지에 정착하는 단계"라며 "K푸드가 현지에서 외국의 특별한 음식이 아닌,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음식으로 지위가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이세요?

대표적인 것이 태국의 유명 숯불구이 브랜드인 '수키시(SUKISHI)'가 선보인 김치다. 수키시는 타이펙스 아누가 2026에 김치와 떡볶이 소스, 연어장 등 대표 한식을 냉동 간편식화해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 

수키시는 원래 일본식 스키야키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였다. 브랜드명부터 '스키야키+오이시'에서 왔다. 하지만 2010년 즈음부터 한국식 숯불구이를 판매하기 시작했가. 최근엔 한식 메뉴의 비중이 더 높아지며 아예 '한식당화'했다. 또 '수키시' 브랜드로 김치와 떡볶이 소스, 한식 고기 양념 등을 간편식화해 판매하고 있다. 수키시는 이밖에도 한식 샤브 뷔페인 '보글보그릴', 소고기 구이집 '우고기'도 운영 중이다. 

타이펙스 아누가에서 태국 기업 '수키시'가 선보인 김치 간편식/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수키시가 특히 눈에 띈 이유는 '김치의 재해석'이다. 한국에서 먹던 맛의 김치를 구현해 판매하는 것을 넘어 '현지화한 김치'까지 내놨다. 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배추 김치의 경우 아삭함을 구분해 2가지 종류로 판매 중이며 비건 양배추 김치, 파파야 김치, 유자연근깍두기, 오징어김치 등 한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퓨전 김치를 선보인다. 

프라사타 시로라사 수키시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컨설턴트는 "매장에서 인기가 많은 김치류를 제품화했다"며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 맵기를 줄이거나 달콤함을 늘려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김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기업 '아스판 아시아'의 부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타이펙스 아누가에서 또다른 부스를 운영했던 '아스판 아시아(Aspan Asia)'도 좋은 예다. 아스판 아시아는 마스터 칸, DO푸드, 아스판 푸드 등을 운영하는 카자흐스탄의 식품 기업이다. 아스판 아시아는 이번 타이펙스에 부스를 열며 '라면을 하다'라는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제품명에 한글을 집어넣은 만큼 김치소고기맛 라면, 김치치즈라면 등 '라멘'이 아닌 '라면'이 메인 제품이다. 볶음면류 역시 소고기&치즈, 치킨&까르보나라, 치킨&치즈 등 불닭볶음면을 연상케 하는 라인업을 선보였다. 실제로 아스판 아시아는 농심과 롯데칠성, 오리온 등 국내 주요 식품 기업과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치맛 라면을 전면에 내세운 태국 라면 기업 '마마'의 타이펙스 아누가 부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태국의 대표 라면 기업 '마마(MAMA)' 역시 K스타일 라면을 내세웠다. 마마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태국에 가면 먹어봐야 할 라면'으로 꼽히는 태국 라면 1위 브랜드다. 원래 똠얌맛, 새우맛 등 동남아 스타일 제품이 인기지만 최근 'OK라면' 브랜드로 김치맛을 내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타이펙스에서도 새우맛, 똠얌맛과 함꼐 김치맛 제품을 전면에 부각했다.

마마 관계자는 "김치맛 라면의 반응이 좋다"며 "젊은 태국인들이 한식을 즐기게 되면서 김치가 익숙한 맛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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