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노조가 삼성 전체 대표하나”… 법원 기각 뒤 드러난 삼성 내부 균열
임금협상 넘어 사업부 충돌… “같은 삼성인데 체감 달라”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사업부 간 대표성 문제로까지 번지는 양상입니다.
DX(완제품) 부문 직원들이 DS(반도체) 중심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낸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수원지방법원 민사31부는 26일 삼성전자 DX 부문 조합원 5인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교섭 요구안 자체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설문조사 등을 통해 조합원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도 거쳤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이미 잠정 합의안이 도출돼 단체교섭행위가 종료됐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법원은 교섭 자체를 중단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이번 결정이 삼성전자 내부 갈등까지 봉합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함께 이어지고 있습니다.

■ “DS 중심으로 흘러간다”… DX 부문 불만 폭발
가처분 신청에는 초기업노조가 총회 의결 없이 네이버 폼 설문조사 결과를 사실상 교섭 요구안으로 사용했고, DX 부문 요구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담겼습니다.
표면상 쟁점은 노조 규약과 절차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내부에서는 “반도체 중심 노조가 삼성전자 전체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느냐”는 반발이 더 강하게 터져 나왔습니다.
회사 안에서는 오래전부터 DS와 DX 사이의 보상 체감 차이를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져 왔습니다.
반도체 사업 호황기에는 수억 원대 성과급 사례까지 나오면서 사업부 간 보상 격차 논란도 반복됐습니다.
최근 임단협 과정에서는 직장인 커뮤니티와 노조 내부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교섭 방향이 DS 중심으로 흐른다”는 취지의 문제 제기도 나왔습니다.

■ 총파업 피했지만… 남은 건 삼성 안의 균열
삼성전자 노사는 이미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고, 초기업노조는 오는 27일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 중입니다.
겉으로는 총파업 위기를 넘긴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이번 갈등은 과거 삼성전자 노사 문제와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예전에는 무노조 경영이나 임금 인상 문제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사업부별 이해관계와 성과급 구조, 노조 대표성 문제까지 동시에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AI와 반도체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내부 균열이 길어질 경우 조직 결속과 장기 경쟁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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