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만 되면 여드름 때문에 고통 … 알고보니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

이병문 매경헬스 기자(leemoon@mk.co.kr) 2026. 5. 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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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울수록 피지 분비량 급증
모공속 고여 여드름균 증식
일시적 현상아닌 염증 반복
짜지말고 단계적 치료 필요
임이석 원장이 여드름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여름철이 되면 유독 여드름이 심해지거나 갑자기 트러블이 올라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는 기분 탓이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피부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피지 분비량은 10~20%씩 증가한다. 무더위는 피지선을 과도하게 자극해 얼굴을 이른바 '기름 가득한 상태'로 만든다.

배출되지 못한 과도한 피지는 모공을 막아 여드름의 씨앗(면포)이 된다. 또한 여름에는 피지뿐만 아니라 땀 분비도 왕성해진다. 흘러내린 땀이 피부 표면의 각질, 화장품 잔여물, 외부 미세먼지와 엉겨 붙으면서 모공을 물리적으로 막아버린다. 특히 마스크나 모자 등을 착용하면 해당 부위에 습도와 온도가 더 올라가 여드름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강한 자외선도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자외선은 피부 세포를 손상시켜 각질을 두껍게 만들고, 두꺼워진 각질은 모공 입구를 막아 피지 배출을 방해한다. 피부에 염증 반응을 유도해 단순 좁쌀 여드름을 붉고 아픈 화농성 여드름으로 발전시키기도 한다.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의원 대표원장은 "여드름이 단순히 피부 표면에 잠시 생겼다 사라지는 일시적인 트러블로 가볍게 여기곤 하지만 의학적으로 여드름은 피지 분비, 모공 상태, 염증 반응, 그리고 개개인의 생활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여드름이 발생하는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은 피지가 과도하게 분비되는 것이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피지가 모공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출되지만, 다양한 원인에 의해 피부 표면의 각질이 함께 뭉치면서 모공을 막아버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렇게 산소가 차단되고 피지가 고인 폐쇄적인 환경은 피부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여드름균(Cutibacterium acnes)이 빠르게 증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된다. 증식한 여드름균은 주변 조직에 염증 반응을 유발하며, 이 과정에서 초기 면포(좁쌀 여드름) 상태였던 병변이 붉고 통증을 동반한 염증성 여드름으로 진행하게 된다.

생활습관도 악화 요인으로 크게 작용한다. 장시간 실내 생활이나 마스크 착용은 피부에 지속적인 물리적 자극과 밀폐 환경을 만들어 염증을 반복시킨다. 특히 불규칙한 수면 패턴과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체내 호르몬 균형을 무너뜨려 피지선을 자극하고 피지 분비량을 급격히 증가시킨다.

식습관 역시 여드름 발생 및 악화와 관련이 있다. 당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이나 단 음식, 기름진 음식, 짠 음식, 자극적인 음식 등은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는 특징이 있다. 혈당이 빠르게 상승하면 체내 인슐린 및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 분비가 증가하는데, 이는 피지선을 과도하게 자극해 피지 분비를 촉진하는 결과를 낳는다. 특히 배달 음식이나 가공식품을 자주 섭취하면 피부의 전반적인 염증 반응이 더 쉽게 활성화된다.

여드름은 초기에는 면포성 형태로 시작되지만, 관리가 소홀하거나 염증이 심해지면 붉은 구진이나 노란 고름이 잡히는 화농성 여드름으로 발전한다. 이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손으로 여드름을 짜거나 뜯어내는 행위다. 임 원장은 "소독되지 않은 손이나 기구로 자극을 주면 모공 벽이 파괴돼 염증이 피부 안쪽으로 더 깊숙이 번지게 된다. 이는 결국 붉은 자국이나 거뭇거뭇한 색소침착을 남길 뿐만 아니라, 피부 진피층까지 손상을 입혀 영구적 파인 흉터로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고 지적했다. 여드름이 염증성으로 발전했다면 스스로 손을 대기보다 전문가를 찾아 압출하고 치료받는 것이 현명하다는 얘기다.

여드름은 단순히 바르는 화장품이나 식습관 관리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워 피부 상태에 맞는 전문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피지 분비가 과도한 경우에는 피지선을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시술이 활용된다. 대표적으로 플라듀오, 아그네스, 포텐자 등 에너지 기반 치료는 피지선에 직접 열에너지를 전달해 피지 분비를 감소시키고 반복적인 염증성 여드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염증성 여드름이 반복되거나 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염증 반응과 피지 분비를 조절하는 약물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치료는 여드름이 심해지는 것을 막고 새로운 병변 발생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피부과 시술은 여드름 상태에 따라 다양한 레이저 및 에너지 기반 장비 치료가 활용된다. 붉은 염증이나 여드름 자국에는 브이빔 퍼펙타, BBL, 아이콘 등 혈관 레이저가 사용되며 염증 완화와 붉은 자국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색소침착이 남은 경우에는 피코 레이저, 레블라이트, 토닝 레이저 등을 활용해 색소 개선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여드름 흉터가 진행됐다면 흉터 형태와 깊이에 따라 다양한 재생 치료가 병행된다. 흉터 치료에는 피부 재생을 유도하는 레이저와 고주파 치료가 활용된다. 과거에는 프락셔널 레이저가 주로 사용됐지만 회복 기간과 붉은기, 딱지 등 일상생활로 복귀가 늦어지는 '다운타임' 부담이 큰 편이었다. 최근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거의 주지 않으면서도 재생 효과를 극대화한 장비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큐어젯, 미라젯과 같은 '니들프리 에어젯 시스템'이다. 이들 장비는 바늘 없이 고압 분사 방식으로 약물을 피부 진피층까지 미세하고 균일하게 침투시킨다. 그 덕분에 통증과 멍에 대한 부담이 적다. 특히 자가 콜라겐 생성을 유도하는 PDLLA 성분의 '쥬베룩' 등 스킨부스터를 이 시스템과 병행해 주입하면, 파인 흉터 부위의 살이 차오르는 강력한 피부 재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임 원장은 "여드름은 단순한 피지 문제뿐 아니라 호르몬 변화와 염증 반응, 생활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라며 "개인의 피부 상태에 맞는 단계적 치료와 꾸준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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