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40조 넘겼지만…대구 전통산단 가동률 60%대 쇼크
매출 회복세에도 산업 현장 체감경기는 제자리
섬유·염색 등 전통산업 부진 속 산단 양극화 심화


로봇·이차전지·전자·통신 등과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대구지역 산업단지 매출이 반등에 성공했지만, 실제 공장 가동률과 고용률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체감경기는 여전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서산단과 제3산단은 매출 증가세를 기록한 반면, 서대구·테크노폴리스 등 일부 산업단지는 부진을 이어가면서 산업단지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지역 산단 전체 가동률 3분기 연속 60%대…산단별 양극화 심화
26일 대구시가 제공한 '2023~2025년 산업단지 가동률 및 매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지역 산업단지 전체 가동률은 69.56%으로, 3분기 연속 60%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전국 국가산단 평균 가동률이 약 84%인 것과 비교하면 대구지역 산업단지의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정체된 것이다.
다만 대구국가산단, 성서산단, 제3산단 등의 가동률은 평균을 웃돌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하지만 서대구산단과 이시아폴리스산단, 염색산단의 가동률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산업단지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대구국가산단의 가동률이 84%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검단산단(76.0%), 달성제1산단(72.0%), 제3산단(71.0%) 등도 지역 산업단지 전체 가동률을 웃돌았다. 반면 서대구산단(64.0%)과 이시아폴리스산단(66.0%)은 평균 이하 가동률을 기록했고, 섬유산업의 장기 침체 탓에 염색산단은 51.4%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염색산단 입주업체의 한 관계자는 "성서산단처럼 자동차부품·기계 중심 산업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통 섬유·염색 업종은 구조적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첨단 제조업 전환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산단 경쟁력이 더 약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단 전체 매출액 전년비 4.2%↑…산업구조 재편 필요
일부 첨단·신산업(로봇, 이차전지, 자동차부품 변환 기업)이나 대형 앵커기업들의 수출단가 상승 덕분에 대구지역 산업단지 매출이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섬유·기계 등 전통 및 주력 제조업 중심의 노후 산업단지는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산업구조 재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대구지역 산업단지 20곳(한국산업단지공단 등록 기준)의 총 매출액은 40조5천290억 원으로 전년(38조8천778억 원)보다 4.2%(1조6천512억 원) 늘었다. 이는 개별법에 따라 산업단지로 분류되지 않는 수성알파시티와 첨단의료복합단지, 의료R&D특구 매출을 제외한 규모다.
산단별로는 자동차부품 분야 앵커기업인 평화발레오·에스엘·경창산업·효림엑스이 등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성서산단(1~5차)의 매출 비중이 가장 컸다. 지난해 성서산단의 매출액은 18조9천535억 원으로, 대구지역 전체 산업단지 매출의 약 47%를 차지했다. 성서산단 매출은 2023년 17조7천133억 원, 2024년 18조2천634억 원 등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엘앤에프의 매출 상승과 신규 입주기업(15개 사) 등 가동업체 증가 탓에 대구국가산업단지의 매출 회복세도 두드러졌다. 2024년 4조2천692억 원 수준이던 대구국가산단 매출은 지난해 5조9천203억 원으로 1년 새 28% 증가했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 중견기업인 이수페타시스가 입주해 있는 달성1차산단 매출도 2024년 6조3천513억 원에서 2025년 6조7천343억 원으로 약 6% 늘었다. 또한 대표적인 노후 산단이었던 제3산단의 매출도 1조8천769억 원으로 전년(1조3천951억 원) 대비 26%, 2년 전(1조2천750억 원)과 비교하면 33%나 올랐다. 2010년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입주 이후 노후 기계부품 업종의 로봇 전환 등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매출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섬유·기계 등 전통 및 주력 제조업 중심의 노후 산업단지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서대구산단 매출은 2조3천934억 원으로, 2년 연속 하락세(2023년 2조6천775억 원, 2024년 2조5천343억 원)를 보였다. 섬유 위주인 염색산단과 검단산단의 매출도 1년 전보다 각각 6%(5천462억 원→5천164억 원)와 3%(7천694억 원→7천506억 원)씩 줄었다.
비교적 최근 준공된 테크노폴리스산단의 매출 역시 2023년 2조1천609억 원에서 2024년 1조5천563억 원, 2025년 6천105억 원으로 2년 새 70% 넘게 폭락했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노후 산업단지 재편과 첨단산업 전환 없이는 지역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 둔화와 제조업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일부 산업단지 가동률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섬유·기계 등 전통 및 주력 제조업의 AI나 디지털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산업통상부 주관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됨에 따라 제조AI데이터 밸류체인 구축사업, 휴머노이드 로봇 안전인증센터 구축사업 등 주요 사업에 국비가 투입될 예정인 만큼 지역 제조업계의 AI 전환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영진 기자 b0127kyj@idaegu.com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