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데이, 아무도 멈추지 않았다"...스타벅스 '침묵의 결재라인' 도마 위
"고의 없다"지만...휴대폰 제출 거부에 진상규명 한계
단순 실수 넘어 내부통제 '구멍'...조직문화 논란 확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출처=EBN]](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6/552778-MxRVZOo/20260526153735064spcv.jpg)
신세계그룹 계열사 SCK컴퍼니가 운영하는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단순한 실무자의 실수 차원을 넘어, 조직 내부의 검수·결재 시스템 자체가 사실상 무력화돼 있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라는 표현이 사용된 마케팅이 대표이사까지 이어지는 4단계 결재 라인을 통과했지만,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일부 결재자는 시안 첨부파일조차 열지 않고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그룹은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타벅스코리아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나선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은 "현재까지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려는 고의성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출처=EBN]](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6/552778-MxRVZOo/20260526153736374jfps.jpg)
◆ "아무도 이상하다고 하지 않았다"...멈추지 않은 결재라인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해당 마케팅은 스타벅스코리아 이커머스팀에서 기획됐다. 이후 팀장 검토, 본부장 승인, 대표이사 최종 결재까지 4단계 보고 체계를 거쳤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단 한 명도 '5월 18일'과 '탱크'라는 단어 조합의 민감성을 지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상진 부사장은 "마케팅 기획과 승인 과정에서 단 한 차례의 문제 제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는 일부 결재자가 이메일에 첨부된 마케팅 시안 파일조차 열어보지 않은 채 승인한 사실도 확인됐다. 단순한 실무 착오라기보다, 조직 전반에 형식적 결재 문화가 만연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마케팅 조직은 통상 브랜드 리스크를 매우 민감하게 본다"며 "5·18이라는 상징적 날짜에 '탱크' 표현이 걸러지지 않았다는 것은 단순 실수보다 시스템 실패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 "AI로 문구 만들었다"...고의성 부인했지만 의혹은 여전
스타벅스 측은 논란의 문구가 고의적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조사 과정에서 관련 직원들은 "'가방에 쑥' 등 기존 이벤트 문구와 운율을 맞추는 데 집중했을 뿐 5·18을 연상하지 못했다", "AI를 활용해 문구를 만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탱크'라는 표현 △503㎖ 용량 △21% 할인율 △4월 16일 출시 일정 등이 특정 정치·사회적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단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신세계그룹은 이에 대해 각각 해명을 내놨다.
'탱크'라는 명칭은 실제 물탱크 디자인에서 비롯됐고, 503㎖는 17온스를 환산한 수치이며, 21% 할인율은 가격 조정 과정에서 자동 계산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또 출시일 역시 행사 업체 측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 측도 내부 조사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출처=EBN]](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6/552778-MxRVZOo/20260526153737645zfzs.jpg)
◆ '고의성 없음'보다 더 뼈아픈 건 조직문화
이번 사태의 핵심은 단순히 '고의성이 있었느냐'에만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수차례 결재 과정 속에서도 아무도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고, 일부는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기업 조직문화의 취약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실제 신세계그룹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스타벅스코리아 전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했고, 관련 직원 5명을 직무 배제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몇 명 문책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기업 브랜드 담당 임원은 "최근 기업 리스크는 제품 하자보다 사회적 감수성 부족에서 터지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중요한 건 조직 내부에서 '이건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는 문화와 견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 문제를 넘어, 대기업 조직에서 반복되는 '침묵의 결재라인'과 형식적 승인 문화에 경고등을 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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