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을 넘어 ‘출산 가능성’으로

인구 유입과 산업 활력이 공존하는 도시인 인천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동안 인천시는 다양한 인구정책을 펼쳐왔으나 이제는 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기혼 여성의 추가 출산 의향은 고용의 질과 일·생활 균형의 가능성에 달려 있다. 저출생은 개인의 선택 이전에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노동시장의 구조적 결함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천시가 나아가야 할 정책적 대응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인천형 '일·생활 균형 생태계' 조성을 강화해야 한다. 유연근무제는 유자녀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을 막고 추가 출산을 독려하는 핵심적인 안전장치다. 인천은 대규모 산업단지와 중소기업이 밀집한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여건이 열악한 관내 중소기업들이 임신·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과 시차출퇴근제를 실질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강화와 대체인력 확보 지원 체계를 선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눈치 보지 않고 유연하게 일하는 문화'가 확산될 때 여성 노동자들은 비로소 일과 가정 사이의 양자택일 강요에서 벗어날 수 있다.
둘째, '난임 지원'과 '가임력 보호'를 지자체의 핵심 책무로 격상시켜야 한다. 만혼 추세 속에서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부부들이 겪는 경제적·심리적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인천시는 난임 시술비 지원의 소득 기준을 폐지하고 시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급 휴가 지원, 난임 스트레스 전문상담센터 운영 등 포괄적인 지원체계를 확대해야 한다. 이는 자녀를 간절히 원하는 이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출생율 제고를 위한 가장 직접적이고도 확실한 투자다.
셋째, 돌봄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성평등한 돌봄'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맞벌이 가구가 추가 출산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를 맡길 곳이 없거나 맡겨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돌봄의 공백 때문이다. 인천시는 국공립 어린이집의 확충을 넘어 야간 돌봄, 긴급 돌봄 등 틈새를 메우는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늘려야 한다. 동시에 남성 노동자들의 육아휴직을 당연시하고 기업 내 '공동 육아'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인천시만의 특색 있는 캠페인과 제도적 뒷받침이 병행돼야 한다.
출산은 한 개인의 선택이지만 그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지역사회의 역량과 의지다. '일하는 여성'이 행복한 인천, 그곳에 우리의 지속 가능한 미래가 있다. 시민의 행복권을 보장하는 것은 지방행정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숭고한 본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자체와 기업 그리고 시민 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아이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활기찬 인천'을 만들어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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