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밑을 조심해주세요”···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 ‘새끼 구조작전’ 현장 가보니[현장]

“바닥에서 꿈틀대며 튀어 오르는 새까만 점들이 새끼 두꺼비예요.”
지난 21일 오전 대구 수성구 망월지 인근에 비옷을 입고 플라스틱 용기와 붓을 든 공무원들이 오리걸음을 걸으며 바닥을 살폈다. 이들은 망월지와 도로 사이를 돌며 새끼 두꺼비들이 다치지 않게 ‘구조’ 활동 중이었다.
불과 30여 분 사이 각자의 플라스틱통은 손톱만한 새끼 두꺼비들로 가득 찼다. 이 방식으로 전날에도 갓 태어난 두꺼비 2000여 마리가 위험한 상황을 피했다. 수성구 한 직원은 “저수지(망월지) 바로 옆이 도로여서 ‘로드킬’ 위험이 크기 때문에 두꺼비들을 서식지 인근에 놓아주는 것”이라며 “매년 서식지로 가는 방향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어린 개체들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두꺼비 산란지인 망월지에서 태어난 새끼 두꺼비들이 주 서식지로 이동을 시작하면서 ‘구조 작전’도 본격화하고 있다. 수성구는 올해 망월지에서 인근 욱수산으로 두꺼비 이동이 시작된 지난 20일부터 직원들을 현장에 투입했다. 이들은 서식지 이동이 활발한 보름가량 길 잃은 두꺼비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 기간 새끼 개체들이 주로 이동하는 길에는 차량 진입이 통제된다. 안전펜스가 설치되고 보행 시 주의를 당부하는 펼침막들도 설치된다. 망월지 바로 옆에는 학교가 있는 데다, 인근 산을 오가기 위한 시민과 차량 행렬이 줄을 이어 매년 희생되는 개체들이 적지 않다는 게 수성구 설명이다. 이동하는 개체들은 평균 1~2㎝로 눈에 잘 띄지 않은 데다 이동 속도가 느려 시민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두꺼비들은 망월지와 욱수산을 오가며 생애를 보낸다. 매년 2월쯤 욱수산에서 성체 두꺼비 1000여 마리가 망월지로 내려오는데, 이중 암컷 개체가 알을 낳는다. 올해는 암컷 약 120마리가 각 1만개 알을 낳고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두꺼비 생태는 올해도 큰 변화가 없다. 2022년 4월 망월지 지주 일부가 사유재산 침해 등을 우려해 일방적으로 수문을 열면서 올챙이 대부분이 폐사했다. 그해 5월 욱수산으로 이동하는 새끼 두꺼비가 거의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성장기(3년)를 거쳐 지난해 산란을 위해 망월지를 찾는 새끼 두꺼비 개체도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다행히 예년 수준을 보이고 있다.
김홍근 수성구 녹색환경과장은 26일 “기존에 욱수산에서 살던 성체들도 함께 내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며 “두꺼비 수명(약 20년)이 비교적 길고 집단 폐사가 일회성에 그쳤던 점도 주요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망월지는 2007년 새끼 두꺼비 200만~300만 마리가 태어나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전국에 알려졌다. 두꺼비는 수중과 육상 생태계 건강도를 알 수 있는 환경 지표종이다.
수성구는 이에 망월지 일대를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생태축 복원 및 생태교육관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구청은 망월지 인근 농지를 매입해 2027년까지 생물서식처 및 녹지 복원, 생태교육·체험공간 조성 등의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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