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대공 미사일에 발칵 뒤집힌 미국...태평양 하늘의 판도가 바뀐다

2026. 5. 2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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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한국 공군 F-35A 전투기가 가상의 공중 표적을 향해 AIM-120 암람(AMRAAM)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공군 제공

“최근 중국이 개발을 마친 신형 공대공 미사일 PL-15의 사거리는 미국이 가진 모든 공대공 미사일의 사거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PL-15는 F-35와 같은 전투기는 물론이고, 후방의 폭격기와 공중급유기에도 위협이 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15년, 미 공군 전투사령관 허버트 칼라일 대장이 공개석상에서 꺼낸 경고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단 한 번도 다른 나라에 제공권을 빼앗긴 적이 없었고, 미군 전투기와 공대공 미사일은 당대 그 어느 나라보다 뛰어난 성능으로 압도적 질적 우위를 유지해 왔다.

소련이 다양한 전투기와 공대공 미사일을 만들며 미국의 제공권에 도전해 왔고, ‘철의 장막’ 뒤에서 진행된 이 도전이 때때로 미국과 서방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거의 모든 경우에서 소련제 항공무기는 미국제 항공무기보다 질적으로 떨어졌고, 1991년의 걸프전을 통해 세계는 그 어느 나라도 미국의 제공권에 도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그런 미국에서, 그것도 공군 전투기 전력을 총괄하는 별 넷짜리 장성의 입에서 미국이 제공권을 중국에 뺏길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자, 미군은 물론 정치권도 발칵 뒤집혔다.


미군 대장의 경고 "압도적인 중국 공대공 미사일 사거리...미국에 위협"

칼라일 대장의 경고는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실제로 미군의 공대공 미사일 사거리는 중국보다 짧았고, 중국 미사일의 사거리가 점점 길어지는 상황에서도 미국은 신형 미사일 개발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미국과 중국의 공대공 미사일 사거리 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다. 미국은 최근에야 대응 수단을 하나씩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중국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공대공 무기를 연이어 내놓으면서 태평양 하늘의 초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경쟁이 점점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2016년부터 중국군에 배치된 PL-15는 미국과 서방세계에 충격 그 자체였다. 이 미사일은 미국의 주력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AIM-120 ‘암람’보다 10% 정도 큰 체적과 무게를 가지고 있는데, 추정 최대 사거리는 당시 암람의 최신 버전이었던 C-7 모델(120㎞)의 2.5배에 달하는 300㎞인 것으로 보고됐다. 2005년 처음 등장한 이른바 ‘중국판 암람’ PL-12의 사거리가 100㎞ 수준이었던 점을 생각해 보면 엄청난 기술적 진보였다.

중국 J-20 전투기 내부 무장창에 4발이 장착된 PL-15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위키피디아

PL-15는 암람보다 훨씬 빠른 마하 5의 고속 성능을 자랑했고, 최신형 AESA 레이더 기술을 사용한 유도장치와 양방향 데이터링크 시스템이라는 최신 기술까지 적용했다. 매우 높은 정밀도로 표적을 쫓아갈 수 있고, 발사 후에도 전투기나 조기경보기가 원격으로 목표물을 바꿀 수 있는 이 기술은 당시 보급되던 암람에도 없던 능력이었다.


미국 암람 사거리는 120㎞인데 300㎞ 넘게 날아가는 중국 공대공 미사일

PL-15로 공대공 미사일 사거리에서 우위를 점한 중국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PL-15의 추진체와 유도장치를 개량해 사거리를 더 늘리면서도 PL-15의 체적과 무게는 거의 그대로 유지해 J-20과 J-35 스텔스 전투기 내부 무장창에 탑재할 수 있도록 만든 PL-16을 만들었다. 스텔스 전투기 *내부 무장창 탑재는 어렵지만, 사거리를 무려 500㎞ 이상으로 늘린 PL-17도 완성돼 중국 공군과 해군항공대 전투기에서 운용되는 모습이 식별되고 있다.

내부 무장창(Internal Weapons Bay)
통상 주익 또는 동체 하단에 장착하는 무장을 동체 내부의 별도 공간에 탑재·투발할 수 있도록 설치한 공간. 외부 장착 무장 대비 레이더 반사 면적과 공기 저항이 크게 줄어 스텔스 성능 향상과 항속거리 증대에 유리하나, 기체 내부 공간 한계로 탑재량이 한정적이고, 기술적으로도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300~500㎞의 사거리는 일반적인 전투기의 자체 레이더 탐지거리를 한참 벗어나는 사거리다. 전투기용 레이더는 크기와 무게, 출력 제약이 있기 때문에 탐지거리를 무한정 늘릴 수는 없는데, 이 때문에 중국은 최근 10여 년 사이에 조기경보기 숫자를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늘리는 중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중국 공군 조기경보기 숫자는 KJ-500과 J-200, KJ-2000, KJ-3000을 합쳐 60대에 달한다. 한국이 4대, 일본이 24대, 세계 최대 항공전력을 가지고 있다는 미 공군과 해군의 조기경보기가 80대가 안 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엄청난 양이다.

중국의 조기경보기들은 전투기 레이더 탐지거리 밖에서 표적을 탐지·추적해 전투기에 표적을 할당해 주는 하늘의 지휘소 역할을 하며 전투기들이 발사한 공대공 미사일이 최대 사거리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다. 중국이 이러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을 때 미국의 공대공 미사일 최대 사거리는 160㎞ 수준에 불과했으니, 미국이 발을 동동 구를 만했다.


미국도 400㎞ 사거리 미사일 개발했지만

물론 미국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당장 조달할 수 있는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이 없었던 미국은 해군 군함에 탑재되는 장거리 함대공 미사일인 RIM-174B, 일명 ‘SM-6’를 개조해 공대공 미사일로 쓰기 시작했다. AIM-174B ‘건슬링어’가 그것이다. 암람이 길이 3.6m, 탄체 직경 17.8㎝, 발사중량 152㎏ 수준인 것과 달리 건슬링어는 길이 4.7m, 탄체 직경 34㎝, 발사중량 860㎏의 덩치로 완성됐다. 이 미사일은 최소 400㎞ 이상의 사거리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크기가 너무 크다 보니 스텔스 전투기 내부 무장창에는 당연히 못 들어가고, F-16 같은 작은 전투기에서 운용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커 현재는 슈퍼호넷 전투기에서만 운용되고 있다. 주력 공대공 미사일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슈퍼호넷 전투기에 탑재된 AIM-174B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 해군

중국의 PL-15·16·17 시리즈에 대항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등장한 것은 아주 최근이다. 지난 5월 13일, 미국 플로리다 에글린 공군기지 인근에서 이륙하는 전투기들을 촬영하던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흥미로운 무기가 포착됐다. 신형 무장 시험평가 임무를 수행하는 해군 제31시험평가비행대 소속 F/A-18F 전투기 동체 하단에서 처음 보는 미사일이 식별된 것이다. 미국이 그동안 단 한 번도 실물을 공개한 적 없었던 최신형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260A 합동전술미사일(JATM)’이었다.

JATM은 중국의 PL-15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만들라는 지시에 따라 2017년 개발 사업이 시작됐다. 개발은 극비로 진행됐고, 사업명도 ‘특별 접근 프로그램(SAP)’으로 위장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에 힘입어 일사천리로 진행된 이 사업의 존재가 처음 노출된 것은 2019회계연도 예산안 심사 때 ‘첨단 탄약 저장시설’이라는 이름으로 650만 달러가 반영된 것을 미 의회가 확인하면서다. 이 탄약고가 필요했던 것은 2019년에 이미 JATM 시제품이 다수 생산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 공군은 2020년 실물 표적 요격 실험을 성공하기도 했지만, 이 사업은 바이든 행정부 4년 내내 사실상 방치돼 있다가 트럼프의 재집권에 따라 2025년부터 전력화 작업이 재개됐다.

슈퍼호넷 전투기에서 발사되는 AIM-174B 상상도. 미 해군

트럼프 행정부가 공들인 '최신형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JATM

JATM 개발사인 록히드마틴은 암람과 체적·무게를 거의 똑같이 유지하면서 사거리와 명중률을 높이라는 어려운 요구를 해결해야 했다. F-22와 F-35의 내부 무장창이 암람에 맞춰 만들어졌기 때문에, JATM이 암람보다 더 크고 무거워지면 전투기 내부 무장창 설계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했기 때문이다. 암람은 이미 C형에서 물리적으로 늘릴 수 있는 최대 사거리를 구현했다. D형에서 비행 소프트웨어를 일부 수정해 연비를 늘리는 방식으로 사거리를 조금 더 연장했는데, 이렇게 구현한 최대 160㎞라는 사거리는 이 체적과 무게를 가진 미사일이 낼 수 있는 한계치에 가깝다.

암람의 체적과 무게를 유지하면서 사거리를 늘리려면 추진체를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JATM에 완전히 새로 설계한 고밀도 고체연료와 신형 로켓 모터를 적용했다. JATM이 개발되던 시기는 미사일의 사거리와 격추 효율을 높이기 위해 덕티드 로켓을 사용한 공대공 미사일이 각광받던 시기였는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JATM은 스텔스 전투기 내부 무장창을 개조하지 않고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외형과 무게가 요구됐기 때문에 덕티드 로켓 대신 암람과 같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듀얼 펄스 로켓 모터를 채택했다.

F-35A 전투기에서 발사되는 AIM-120 암람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 국방부 국방영상정보배포시스템

현존하는 대부분의 공대공 미사일이 채택하고 있는 듀얼 펄스 로켓 모터는 검증된 기술이지만,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고체연료 로켓은 연료와 산화제를 미리 혼합해 만들어 놓은 추진체를 연소시켜 여기서 발생한 고온·고압의 가스를 노즐로 분사해 추진력을 얻는 방식이다. 장기 보관이 쉽고 가격도 싸지만, 연소실 내 연료·산화제 주입을 제어할 수 있는 액체연료 로켓과 달리 일단 연료 연소가 시작되면 멈출 수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는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에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지만, 매우 짧은 연소 시간이 지나면 그때부터는 미사일이 관성으로 날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당연히 비행거리가 늘어날수록 미사일의 속도는 떨어지고, 운동 성능도 감소하니 격추 성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듀얼 펄스 로켓 모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장치다. 말 그대로 연소가 두 번 이루어지는 로켓 모터다. 극히 일부 미사일이 본 추진제와 보조 추진제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방식을 쓰기는 하지만,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은 연소 속도가 다른 두 종류의 추진제를 사용해서 연소 속도가 빠른 안쪽 추진제가 다 타면 연소 속도가 느린 바깥쪽 추진제가 한 번 더 타도록 하는 형태다.

하지만 이런 듀얼 펄스 로켓 방식을 쓰더라도 현용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은 체적과 무게 한계 때문에 실을 수 있는 추진제의 양이 한정적이어서 두 차례의 연소 시간을 다 합쳐도 10~15초에 불과한 경우가 태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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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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