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강자' 일냈다…2만원대 뷔페에 업계 '초긴장' 하는 이유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권용훈 2026. 5. 2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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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강자' 아워홈, 첫 뷔페
에슐리·빕스 '2강 구도' 흔드나
서울 종로구 영풍빌딩 지하 2층 아워홈의 중저가 뷔페 브랜드 ‘테이크’ 매장이 인근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 권용훈 기자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영풍빌딩 지하 2층. 아워홈이 새로 선보인 중저가 뷔페 브랜드 ‘테이크’ 매장 입구부터 인근 직장인들로 북적였다. 접시를 든 손님들은 미국식 바비큐와 스페인식 빠에야, 일본식 오뎅, 사천식 마라샹궈가 놓인 국가별 미식 스테이션을 바쁘게 오갔다. 

한화그룹 편입 이후 김동선 부사장(37)이 공들인 아워홈의 첫 뷔페 브랜드 테이크가 고물가 속 가성비 외식 수요를 타고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평일 낮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고객이 몰리며 도심 외식 수요를 흡수하는 모습이다. 외식업계에서는 아워홈이 단체급식 사업에서 쌓은 구매력과 대량 조리 노하우를 앞세워 애슐리퀸즈, 빕스 등 기존 뷔페 브랜드의 새로운 경쟁자로 떠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입소문에… 평일 점심에도 직장인 ‘북적’

테이크는 아워홈이 한화그룹 편입 이후 선보인 첫 외식 브랜드다. 서울 종로구 영풍빌딩 지하 2층에 823㎡ 규모로 문을 열었다. 1호선 종각역과 연결돼 접근성이 좋고 광화문, 인사동, 청계천과 가까워 평일 직장인뿐 아니라 주말 나들이객과 관광객 수요까지 겨냥할 수 있는 입지다.

평일 점심시간 서울 종로구 영풍빌딩 지하 2층 아워홈의 중저가 뷔페 브랜드 ‘테이크’ 매장이 인근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 권용훈 기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회전율이었다. 점심시간대 매장은 빈자리가 생기면 곧바로 다음 손님이 채우는 식으로 돌아갔다. 2~4명 단위 직장인 고객이 많았고 혼자 식사하는 손님도 보였다. 일부 고객은 입구에서 대기하다 차례로 입장했다. 본격적인 대형 광고 없이도 매장이 붐빈 것은 종각 상권의 직장인 점심 수요에 더해 방문객들의 입소문이 빠르게 퍼진 영향으로 보였다.

매장 콘셉트는 ‘글로벌 푸드 마켓’이다. 일반 뷔페처럼 한식, 양식, 중식 등 음식 유형별로 단순히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국가별 대표 메뉴와 공간을 결합했다. 미국식 바비큐 존에서는 훈연 향을 살린 고기 메뉴가 중심을 잡았고, 스페인식 빠에야는 해산물과 쌀 요리를 한 접시에 담아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일본식 오뎅 코너는 국물 메뉴를 찾는 손님들이 몰렸고, 사천식 마라샹궈는 매운맛을 원하는 젊은 직장인들의 손길이 이어졌다.

테이크 내 바비큐 특화 코너 ‘테이크 그릴’에서 직원이 고기를 손질하는 모습. 사진=아워홈

이탈리아식 로스트 요리와 샐러드, 디저트류까지 갖추면서 단순히 메뉴 수를 늘린 뷔페라기보다 나라별 대표 음식을 옮겨 다니며 맛보는 방식에 가까웠다. 테이크가 내세운 ‘식탁 위 미식여행’이라는 콘셉트가 말뿐인 구호에 그치지 않은 셈이다. 음식은 전반적으로 자극적인 한 방보다 안정적인 맛에 가까웠다. 매일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 입장에서는 실패 확률이 낮은 한 끼라는 점이 장점으로 보였다.

인상적인 코너는 삼양식품 불닭과 협업한 ‘불닭존’이었다. 불닭은 국내 젊은 층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K푸드 브랜드다. 테이크는 첫 협업 브랜드로 불닭을 택해 기존 뷔페에서 보기 어려운 메뉴 구성을 확보했다. 매콤한 불닭 소스를 활용한 메뉴는 뷔페 특유의 무난한 맛 사이에서 확실한 포인트가 됐다. 직접 먹어보니 매운맛이 과하게 튀기보다 고기와 면, 튀김류에 곁들이기 좋은 수준으로 조절돼 있었다.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앞세운 전략이 실제 식사 만족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가격은 성인 기준 평일 점심 2만3900원, 평일 저녁 2만9900원, 주말·공휴일 3만2900원이다. 그릴 특화 메뉴, 국가별 스테이션, 브랜드 협업 메뉴를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했다. 외식 물가가 오른 상황에서 점심 한 끼 가격으로 보면 부담이 있지만 여러 메뉴를 한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뷔페라는 점을 고려하면 직장인 팀 점심이나 가벼운 회식 수요를 겨냥할 만하다는 평가다.

 '급식 강자' 아워홈, 뷔페판 본격 진입

외식업계가 테이크를 주목하는 이유는 아워홈의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워홈은 오랜 기간 기업, 병원, 학교, 공공기관 등에서 단체급식 사업을 운영해왔다. 대량 식자재 구매와 메뉴 개발, 조리 표준화, 품질 관리에 강점이 있다. 뷔페는 메뉴 수가 많고 식재료 회전이 빠른 업태다. 원가 관리와 조리 효율이 수익성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아워홈의 기존 역량과 맞닿아 있다.

아워홈의 첫 뷔페 브랜드 테이크가 오픈 초반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아워홈

기존 뷔페 업체들이 긴장하는 대목도 여기에 있다. 애슐리퀸즈와 빕스 등은 가족 외식과 모임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반면 테이크는 도심 직장인 점심 수요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종각처럼 사무실과 관광 수요가 섞인 상권에서 점심과 저녁, 평일과 주말을 모두 노릴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특히 중저가 뷔페 시장은 최근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고물가로 단품 외식 가격이 오르면서 일정 금액을 내고 여러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뷔페의 가성비가 부각되고 있다. 가족 외식뿐 아니라 직장인 점심, 팀 회식, 외국인 관광객 수요까지 겹치면서 도심형 뷔페의 활용도가 커졌다. 테이크가 초반부터 현장 대기를 만들어낸 것도 이런 흐름과 맞물려 있다.

아워홈 입장에서도 테이크는 단순한 신규 매장이 아니다. 한화그룹 편입 이후 B2C 외식 사업을 본격화하는 상징적 브랜드다. 그동안 아워홈은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중심의 B2B 이미지가 강했다. 테이크는 이 역량을 일반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외식 매장으로 옮긴 실험이다.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한화 그룹 제공

김동선 부사장, 메뉴 개발까지 직접 챙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도 메뉴 개발 과정에서 직접 시식에 참여하는 등 브랜드 완성도에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이 유통, 호텔, 외식 사업을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아워홈의 급식 운영 역량을 외식 브랜드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과제도 있다. 뷔페는 초반 화제성 이후 재방문을 얼마나 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 메뉴가 빠르게 식상해질 수 있고 식재료 원가 변동에도 민감하다. 가격대가 일부 경쟁 브랜드보다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테이크가 지속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려면 국가별 스테이션 구성과 브랜드 협업 메뉴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운영 능력이 필요하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아워홈은 식재료 구매와 대량 조리 경험이 있어 뷔페 사업에서 원가 경쟁력을 낼 수 있는 회사”라며 “테이크가 매장 확장에 성공하면 중저가 뷔페 시장의 새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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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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