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내신 5등급제 첫해 평균 3.5점 상승…‘성적 인플레’ 심화

김명규 기자 2026. 5. 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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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일반고 내신 주요 교과 평균 70.4점… A등급 비율도 동반 상승
대학가, 변별력 약화 우려에 2028학년도부터 원점수 반영 검토 움직임
2025년 2학기 고1 학교내신 주요 5개 교과 평균점수 변화. 종로학원 제공

고교 내신 체계가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개편된 첫해, 전국 일반고 학생들의 내신 평균 점수가 전년보다 3.5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A등급 비율 역시 크게 늘어나면서 교육 현장에서는 이른바 '내신 인플레이션' 현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종로학원이 최근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지난해 2학기 전국 일반 고등학교 1천695곳의 1학년 학업성취도 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주요 5개 교과 평균 점수는 70.4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9등급제가 적용됐던 2024년 2학기 평균 66.9점보다 3.5점 오른 수치다.

현 고2 학생들은 지난해 1학기부터 새 내신 체계를 적용받았다. 개편된 5등급제는 상위 10%까지 1등급, 10% 초과~34% 이하 2등급, 34% 초과~66% 이하 3등급, 66% 초과~90% 이하 4등급, 나머지를 5등급으로 분류한다.

90점 이상을 의미하는 A등급 학생 비율도 증가세를 보였는데 지난해 주요 과목 평균 A등급 비율은 24.1%로, 전년도 21.6%보다 2.5%p 상승했다. 과목별로는 국어가 20.9%에서 23.1%로, 수학은 18.7%에서 20.7%로, 영어는 21.0%에서 24.1%로 각각 올랐다.

지역별로 상승세는 조금씩 차이를 보였는데 제주를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A등급 비율이 증가했으며, 강원권이 19.6%에서 23.7%로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한 했다. 대구·경북권 역시 23.0%에서 27.0%로 증가했다.

평균 점수 역시 전국 모든 권역에서 상승했다. 강원권이 4.6점으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경인권 4.3점, 충청권 3.8점, 서울권 3.3점, 호남권 3.0점, 대구·경북권 2.9점, 부울경 2.7점, 제주권 2.0점 순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서는 고교학점제 시행과 함께 학교 시험 난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진 점이 성적 상승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학업성취 기준에 미달하는 학생이 많을 경우 교사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시험을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하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지역 한 일반고 교사는 "고교학점제 확대와 발표, 토론, 수행평가, 프로젝트 활동 등 학업 과정에 대한 평가가 확대되면서 대부분의 학교들이 중간·기말고사 난도를 크게 높이지 않는 추세"라면서 "5등급제로 개편됨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가 느끼는 내신 부담은 완화된 반면, 상위권 학생 간 점수 차가 촘촘해지면서 변별력 확보에 대한 고민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과 비교해도 학교 시험과의 격차는 크다. 지난 3월 실시된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 평균 점수는 국어 50.1점, 수학 41.3점, 영어 55.5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학교 내신 평균보다 각각 21.6점, 24.7점, 12.7점 낮은 수준이다.

학력평가 90점 이상 고득점 비율도 국어 2.56%, 수학 1.19%, 영어 3.48%에 그쳐 학교 시험과 전국 단위 학력평가 간 난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내신 변별력이 약화되면서 대학가에서도 대응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실제 주요 대학들이 2028학년도 대입부터 내신 과목별 원점수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8학년도에는 각 대학이 변별력 확보를 위해 동점자 처리 방식을 달리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수험생들은 내신 등급뿐 아니라 원점수까지 함께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명규 기자 km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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