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부실 뇌관’ 해외 사모 대출...금융권·연기금 투자 규모 50조원 넘어
부실 우려에 관리 감독 강화 필요

국내 금융권과 연기금이 해외 사모 대출 기관에 투자한 규모가 50조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권과 연기금에서 운용하는 전체 자산 규모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글로벌 사모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는 만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전(全) 금융권 및 연기금 등의 해외 사모 대출 투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금융권의 해외 사모 대출 투자 규모는 3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금융권 운용 자산의 1.2% 수준이다. 업권별로는 보험사 투자 규모가 20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상호금융의 4조7000억원, 증권사가 2조8000억원, 그리고 은행이 2조원 수준이었다.
금융권의 해외 사모 대출 투자를 지역별로 나누면 미국이 58.4%로 절반을 차지했고 유럽이 30.7%였다. 업종별로는 IT 업종이 14.8%로 IMF가 추산한 글로벌 평균치(41%)에 비해 높지 않았다.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신보기금 등 주요 연기금 및 공제회, 한국투자공사 등에서 해외 사모 대출에 투자한 규모는 25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기금 등의 전체 운용 자산 대비 비율은 1.2% 수준이었다. 투자 지역별로는 미국이 63%였고, IT 업종에 대한 투자 비율은 21.8%로 금융권보다 높았다.
사모 대출은 은행 등 금융사가 아닌 펀드에서 돈을 빌리는 일종의 사채를 뜻한다.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주로 받는다. 특히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대규모로 사모 대출을 조달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들이 파산하거나 부실에 빠지면서 사모 대출 환매가 중단되거나 제한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실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지난 3월 사모 대출 펀드의 환매 한도를 제한하기도 했다. 이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등 미국 금융 시장 큰손들이 연이어 사모 대출에 대해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금감원은 전체 운용 자산 대비 해외 사모 대출 투자 비율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유동성 리스크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향후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해외 사모 대출 투자 현황을 수시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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