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AI 전환 대응"…정부·공공기관, 스타트업 협업 생태계 키운다

남궁영진 기자 2026. 5. 2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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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중진공, 대·중견기업 수요 기반 ‘실증형 협력’ 확대
AI·로봇 중심 협업 증가…PoC 넘어 공동 R&D·사업화 추진
"단순 투자보다 실제 현장 적용 가능한 기술 수요 확대 중"
생성형 AI 이미지.
공급망 재편과 제조 인공지능(AI) 확산 등 산업 구조 변화가 빨라지면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실증형 협력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 창업 지원이나 투자 중심을 넘어 실제 기술 검증(PoC), 공동 연구개발(R&D),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다.

26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에 따르면 중기부는 '중견기업-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혁 혁신)'에 참여할 스타트업을 이날부터 다음달 모집할 예정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업이 외부 기술과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지원 규모를 지난해 10개사에서 24개사로 확대한다. 중견기업의 AI 전환(AX, AI Transformation)과 디지털 전환(DX), 신사업 진출 과정에서 필요한 외부 혁신 기술을 스타트업과 연결해 실질적인 사업화 성과를 끌어내겠다는 취지다.

현장 수요는 AI와 로봇 분야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소재영 창업진흥원 민관협력실장은 "현재 접수된 과제를 보면 AI 분야가 11개, 로봇 분야가 7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중견기업들이 전략적으로 협업이 필요하다고 제출한 과제들을 선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는 최근 산업계에서 단순 투자보다 실제 현장 적용이 가능한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소재영 실장은 "최근에는 단순 투자보다는 실증 가능한 기술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기업들은 PoC 이후 공동 연구개발까지 이어지는 방향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공급망 재편과 제조 AI 확산 흐름 속에서 기업들이 외부 혁신 기술 확보를 서두르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중기부 역시 AI·로봇·배터리 등 딥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협업형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LG에너지솔루션이 추진 중인 'K-배터리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도 같은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기존 협력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비협력 중소벤처기업까지 공개 모집 범위를 넓혀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반정식 중진공 지역혁신이사는 "미래 배터리 산업 혁신은 기존 네트워크 밖에서 등장하는 혁신 기술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본다"며 "AI 판독이나 초고속 검출처럼 이종 산업 간 융복합 기술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존 협력사뿐 아니라 역량 있는 비협력 스타트업에도 기회를 개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진공은 특히 설립 7년 미만 스타트업을 포함해 기술력은 있지만 대기업과 접점이 부족했던 기업들이 공정한 평가를 통해 밸류체인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반 이사는 "중진공이 가진 네트워크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핵심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공동 사업화와 지분 투자까지 이어질 수 있는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선정 기업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공동 기술 검증 기회가 제공되며, 성과에 따라 공동 사업 추진이나 직접 투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정책자금과 수출 바우처, 민간 금융 연계 등을 통해 기술 개발부터 해외 진출까지 지원하는 패키지형 지원도 제공될 예정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이처럼 협업 기반 지원 확대에 나서는 것은 기존의 단발성 지원 방식만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중견기업 입장에서는 외부 혁신 기술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고,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대기업 공급망 진입과 실증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창업 기업 한 대표는 "최근의 흐름이 단순 창업 지원을 넘어 '산업 생태계 연결형 정책'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특히 AI·로봇·배터리 같은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대기업·중견기업의 현장 수요와 스타트업 기술을 연결하는 협업 모델이 늘어나면서 국내 딥테크 스타트업의 성장 기회 역시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남궁영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