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계기로 사회 문제 부상한 ‘新귀족노조’…노동운동도 기본권→개인이익으로 성격 변모

최근 성과급을 둘러싼 노조들의 이권 투쟁은 과거 ‘평등’과 ‘연대’를 내세우던 80년대부터 이어온 노동운동의 문법이 달라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동계 안팎에선 연대와 공익을 기반으로 성장한 한국 노동운동이 고소득 전문직 중심의 이익집단화로 분화되면서 ‘신귀족노조’로 변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노동계에 따르면 1987년 6월 항쟁 직후 벌어진 노동자 대투쟁은 석 달간 파업 건수가 직전 10년치의 2배, 참가자는 5배에 달한 사상 최대 규모였다. 당시 노동자들의 요구는 임금 인상과 ‘인격적 대우’였다. 이 투쟁은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결성의 발판이 됐고, 현재 양대 노총 가운데 하나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전신이 됐다.
이후에도 전통 노조는 굵직한 투쟁을 통해 다수 노동자들과 연대를 통해 ‘고용 안정’을 주장해왔다. 1996~97년 민주노총 총파업은 정리해고법 저지를 내걸고 24일간 40만 명이 참가했고, 2009년 쌍용자동차 옥쇄파업은 2646명 정리해고에 맞서 77일간 공장을 점거했다. 이후 해고자와 가족 33명이 해고와 사측의 손해배상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비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반면 이번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협상 전면에 내세운 의제는 과거와 결이 다른 ‘성과급 배분’이 핵심이다. 노동기본권 등 사회적 의제나 정치 투쟁을 걷어낸 자리에, 성과급 규모와 제도화·영업이익 배분 기준 등 철저히 개인의 정당한 보상을 앞세운 것이다. 초기업노조 집행부 텔레그램 소통방 텔레그램 방에서 “코스피를 흔들자”는 발언까지 나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조가 사익을 위한 이익집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조직력 미비도 신귀족노조의 특성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내 삼성전자 지부는 대의원대회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는 2024년 2월 DX 지부로 출발했으며, 같은 해 7월 총파업을 주도했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가입자 이탈로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아직 결성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기적은 대의원대회조차 없을 정도로 조직체계가 엉성한 만큼 이익 외에 이념이나 노동자 간 연대를 내세우기엔 조직 기반이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노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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