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6억 성과급' 후폭풍…폭발한 개미들 고소장 날린다

김대영 2026. 5. 2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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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주들, 성과급 합의 '반대'
합의 확정 땐 '개정 상법' 위반 주장
전문가들 "상법 위반 가능성 낮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 간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가 임금협상 문제를 넘어서고 있다. 회사가 벌어들인 성과를 직원에게 나누는 보상 방식이 주주에게 돌아갈 몫을 침해하는 것인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사회가 이 방식을 승인할 경우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선 삼성전자 노사 합의를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성과급은 기업이 임직원 보상 체계의 일환으로 설계할 수 있는 만큼 주주에게 돌아갈 배당을 나눈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시각이다. 

격려 수준 넘어선 성과급에 "개정 상법 위반"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을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에 더해 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했다.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사업성과(영업이익)의 10.5%로 정했다. 지급 한도는 따로 설정하지 않았다. 특별경영성과급은 회사가 정한 조건에 따라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한다. 지급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1~2년간 제한된다. 

특별경영성과급 합의는 향후 10년간 적용된다. 올해부터 2028년까진 매년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을 달성하고 2029년부터 2035년까진 매년 100조원을 기록해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주주단체가 반발하는 지점은 여기다. 성과급이 단순한 격려금 수준을 넘어 경영성과 일부를 장기간 임직원 몫으로 묶어두는 구조가 됐다. 이 구조라면 배당 가능 재원, 투자 재원, 회사 자본정책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 노사 잠정 합의안이 이사회 의결을 거쳐 확정될 경우 주주단체들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이유다. 

주주 측 논리는 상법상 이익배당 규정과 연결된다. 상법은 회사가 배당가능이익을 한도로 이익배당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익배당은 원칙적으로 주주총회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한다. 주주단체가 "주총 결의 없는 이익분배"라고 주장하는 근거다. 

다만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위원 등 감사 전원 동의, 외부감사인의 '적정 의견' 표시가 있고 이를 이사회가 승인하는 일정한 경우엔 이사회 결의로 갈음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임직원 성과급은 회사가 인력 유치, 노사 안정,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운영하는 보상 제도의 하나로 볼 수 있다. 회사가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이유만으로 주주에게 지급해야 할 배당을 빼앗은 것으로 곧장 단정할 수 없다는 것. 기업이 임금, 복리후생, 연구개발, 설비투자에 돈을 쓰는 것처럼 성과급도 경영 판단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다.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위반"…전문가들 해석 달라

쟁점은 성과급이란 이름 자체가 아니라 실질적 형태에서 비롯된다. 회사가 합리적 기준을 세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인지 아니면 주주총회를 거쳐야 할 이익분배에 관한 사항을 노사 합의 형식으로 우회한 것인지가 관건. 같은 성과급이라도 산정 방식·규모, 지급 조건, 적용 기간, 이사회 검토 절차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이사의 충실의무 문제도 제기된다.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상법은 이사가 직무를 수행할 때 회사뿐 아니라 주주를 위해서도 충실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또 이사가 직무 과정에서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주주단체는 개정 상법을 발판 삼아 이번 합의를 단순한 노사 문제로 보지 않고 이사회 책임 문제로 보고 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낸 논문을 통해 "조문 자체가 추상적·모호한 표현을 포함하고 있다 보니 기존 상법 체계 및 판례와의 정합성에 심각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사의 충실의무는 여전히 회사에 대한 의무로 이해되어야 하고 이사가 주주에 대해 직접적인 충실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이를 근거로 하여 주주가 이사에게 직접 손해배상청구권을 갖거나 배임죄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직원에게 성과급을 많이 줬으니 주주에게 손해'라는 이유만으로 이사회가 책임을 지는 구조는 아니란 분석이다. 

하지만 반대로 "노사 합의니까 주주는 문제 삼을 수 없다"고 100% 선 그을 수도 없다. 이사회가 성과급 구조를 승인할 때 회사와 전체 주주에게 어떤 영향이 있는지 충분히 따졌는지 여부로 판단이 엇갈릴 수 있어서다.

이번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간 합의는 여론과 정부 조정 등 외부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번 사안은 정부가 주도를 해서 합의가 이뤄진 특수한 상황이어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와 상관이 없게 됐다"며 "정부의 지침에 따른 경영상 판단으로 볼 수 있고 (이사가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은 할 수 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일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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