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중심’ 삼성전자 제3노조, ‘성과급 합의안 찬반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

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가 내일 종료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가전·스마트폰을 제조하는 완제품사업부(DX·디엑스) 노동자들로 구성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26일 법원에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절차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동행노조는 이날 오전 9시께 경기 수원지방법원에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박재용 동행노조 위원장은 가처분 신청 전 수원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의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대표노조는 소수노조의 평등권과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동행노조는 이번 잠정합의안 내 소외된 디엑스 부문 조합원을 위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고 쟁취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동행조노는 삼성전자 비반도체 직원 중심으로 구성된 3대 노조로서, 현재 공동교섭단(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삼성전자 완제품사업부문 노동자들의 의사 결정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동행노조 관계자는 “잠정합의안이 나온 후 초기업노조가 지난 20일 찬반투표에 참여를 요청했지만, 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21일 저녁에는 (동행노조 조합원에게) 투표권이 없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동행노조는 잠정합의안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22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자체적인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자체 찬반투표를 진행해 완제품사업부 조합원들의 의견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동행노조는 이번 가처분 신청과 별개로 투표 효력정지 가처분, 무효 확인 소송도 진행할 계획이어서 잠정합의안 투표 결과가 나온 뒤에도 노노간 갈등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동행노조는 지난 24일 노조 누리집 공지를 통해 “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과 투표 효력정지 가처분, 투표무효 확인소송, 공정대표 의무위반 제기를 위한 법률대리인으로 법무법인 대정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삼성전자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완제품사업부문 노동자는 총 5만817명으로, 반도체사업부(DS) 총인원인 7만8064명보다 약 2만명가량 적다. 이번 잠정합의안에 따라 반도체사업부문은 사업성과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전액 자사주)으로 받아 1인당 적어도 1억원대에서 많으면 최대 5억원대를 수령할 수 있다. 1인당 600만원어치의 자사주를 상생협력기금 형태로 받는 완제품사업부문 노동자와 격차가 크다.
완제품사업부문 일부 노동자들은 지난 15일 수원지법에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이들을 대리하고 있는 이돈호 법무법인 노바 변호사는 “공동교섭본부가 요구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디엑스 부문을 제대로 대변하지 않았고, 규약상 총회 의결 등을 거치지 않은 만큼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취지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완제품사업부문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동교섭본부의 투표율은 전날 80%를 돌파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과반노조인 초기업노조의 투표율은 90.45%로 90%를 넘겼다. 투표에 참여한 이들 중 과반이 찬성표를 던지면 잠정합의안은 가결되며, 투표는 오는 27일 10시까지 진행된다.
권효중 기자 harr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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