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천피’ 시대, 2만원으로 ‘30만전자·200만닉스’ 산다 [코스피 8100 돌파]
코스피 급등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가세
상품 기준가 2만원 책정…설정액만 4조
1000만원 예치금·2시간 교육 수료 필수
‘음의 복리효과’ 투자자, 큰 손실 주의해야


2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장중 30만원, 200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업계는 27일 출시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 출시에 주목하고 있다. 급등세인 대형 반도체주의 투자심리를 한층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에서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23.20포인트(2.84%) 오른 8070.91로 시작, 15일 ‘팔천피’를 처음으로 돌파하며 세웠던 장중 최고치(8046.78)를 단숨에 뛰어넘었다. 이후 장중 8131.15을 기록하는 등 8100선까지 돌파했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이 대거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원/달러 환율이 진정세를 보이고, 미국과 이란 종전 협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 악재 중 하나였던 국제 유가도 크게 하락했다. 간밤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7.15% 내린 배럴당 96.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국내 증시에서 두 종목의 레버리지 상품 출시가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자산운용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1주당 기준 가격 2만원 안을 승인했다. 동일 기초자산을 기반으로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이 동시에 상장되는 만큼 상품 기준가격을 통일했다.
통상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기준가격(NAV)을 1좌당 1만원으로 설정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곱버스(인버스2배) 상품 특성을 고려해 기준가격을 2만원으로 정했다”면서 “1만원으로 시작할 경우 기초자산 가격 움직임에 따라 인버스 상품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장점은 투자자 접근성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30만1500원, SK하이닉스는 208만7000원까지 급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워낙 가격이 오르다보니 투자자 입장에선 부담이 크다. 22일 종가 기준으로 투자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각각 본주 가격의 약 15분의 1, 100분의 1 가격으로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앞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CSOP자산운용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각각 7.8홍콩달러수준으로 출시됐다. 다만 최소 매매 단위를 100주로 설정해 실제 투자에 필요한 금액은 최소 780홍콩달러(악 15만원)가 필요했다.
박승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상품이 상장되면 세제 측면의 이점과 환차손 및 시차 거래 부담 완화, 기초자산과 거래시간 일치, 낮은 보수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홍콩 상장 상품의 국내 자금은 빠르게 국내로 회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7일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신한자산운용·하나자산운용·키움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 등 총 8개 운용사가 16개 상품을 상장한다.
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자·키움·하나자산운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를 내놓는다. 신한운용은 SK하이닉스 레버리지·인버스2X 상품을, 한화운용은 삼성전자 레버리지·인버스2X 상품을 출시한다.
상품별로 운용 보수 차이가 있다. 미래에셋·한국투자신탁·KB자산·하나·한화자산운용 등 5개 운용사는 동일한 최저보수 체제를 구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연 0.0901%의 보수를 제시한 이후 일부 운용사들도 투자설명서를 수정해 보수를 잇달아 낮추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레버리지 상품의 최초 설정금액 합계 금액은 1조7545억원, 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의 최초 설정금액은 2조2430억원에 달한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일 종목 ETF 신규 상장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려면 기본 예탁금 1000만원을 예치해야 한다. 현금뿐 아니라 대용증권으로 인정되는 국내 상장주식 등의 평가금액도 포함된다.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에서 일반교육(1시간)과 심화교육(1시간)도 이수해야 한다.
교육 신청자는 1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P) 사전교육 신청자는 10만명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9만3118명이 교육을 수료했다.
금융당국은 2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이 손익이 증폭되는 고위험 상품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고위험 상품인 만큼 일반 ETF와 동일한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국내 주식 가격제한폭(±30%)을 고려하면 정방향 2배 레버리지 상품은 하루 최대 60% 손실이 날 수 있다.
‘음의 복리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흐름을 반복하면 누적 수익률이 기초자산 변동률의 단순 2배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예컨대 기초자산이 20% 하락한 뒤 다시 20% 상승하면 일반 투자 상품의 손실률은 4%에 그치지만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손실률이 16%까지 확대된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본부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특정 종목의 방향성에 대한 단기 투자 판단을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일반적인 분산투자형 ETF와는 위험 구조가 다르다”며 “매일 투자 내역을 점검하고 손실 감내 범위 내에서 최대 일주일 이내의 단기 트레이딩 목적으로만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최연재 코리아헤럴드·문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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