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논란 지방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여야 이념 전면전 격화

길용현 기자 2026. 5. 26. 11:1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극우·일베 프레임' vs "자유주의 침해"
낮은 투표율 속 지지층 결집 카드 부상
민주, "국힘의 일베당 선언" 비판 공세
국힘, "기업 죽이기용 ‘인민재판’" 규정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불과 8일 앞두고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선거판을 뒤흔드는 최대 변수로 급부상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된 스타벅스의 부적절한 프로모션을 두고 여야가 각각 '극우·일베 프레임'과 '자유주의 침해'를 내세우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투표율이 낮았던 지방선거의 특성상, 여야가 이념 논쟁을 고리로 지지층을 투표소로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탱크데이·책상에 탁'…비극적 역사 조롱 논란의 서막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가 5·18 민주화운동 46주년 당일 '탱크 텀블러 시리즈' 판촉 행사를 진행하며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하면서 촉발됐다. 이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의 군부 진압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의 은폐 발언("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거센 공분을 샀다.

스타벅스 논란이 대형 정치 쟁점으로 본격화된 데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비판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탱크데이 마케팅을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23일에는 과거 세월호 참사일 이벤트를 추가로 언급하며 "악질 장사치의 패륜 행위", "금수 같은 행태에 국민적 심판이 있을 것"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과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연합뉴스

민주 "일베당 선언" vs 국힘 "인민재판"
더불어민주당은 당력을 집중해 총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전날에만 4차례의 논평을 내며 스타벅스와 국민의힘을 타격했다. 김현정 민주당 대변인은 국민의힘을 향해 "역사 조롱을 자유로 포장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사실상 '일베당'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청래 대표는 "정용진 회장은 다시 한번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석고대죄하라"고 압박했고, 조승래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스타벅스 인증해서 투표장에 스타벅스(음료)를 가져가자는 선동을 하고 있다"며 "(스타벅스 논란을) 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장동혁 대표와 국민의힘"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논란이 불거진 18일부터 이날까지 총 10건의 관련 논평을 쏟아냈다.

정부 부처도 우회적인 압박에 동참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스타벅스 상품권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런 기회에 우리 좋은 국내산 농작물로 만든 차를 많이 드셔 주시면 좋을 듯하다"고 우회적으로 전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의 공세를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이념 선동'이자 기업 죽이기용 '인민재판'으로 규정하고 맞불을 놓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5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재명 재판 취소 특검에 분노한 민심을 스타벅스로 돌리려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 죽창가의 대상은 스타벅스다. 지방선거용 인민재판"이라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이번 금요일 사전투표부터 '내 커피는 내가 고른다'는 자유시민의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자"고 지지층에 호소했다.

5선 중진 김기현 의원 역시 SNS에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사진을 올리며 "나는 내가 마실 커피를 국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할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고 적었다.

 '낮은 투표율' 극복 위한 프레임 전쟁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스타벅스 좌우 프레임'을 활용해 막판까지 접전 지역의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지방선거 투표율은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여왔다. 지선 투표율은 2018년 60.2%에서 2022년 50.9%로 떨어진 반면, 대선 투표율(2017년 77.2%, 2022년 77.1%, 2025년 79.4%)과 총선 투표율(2020년 66.2%, 2024년 67.0%)은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결국 조직력과 지지층 결집이 승패를 가르는 지방선거 특성상, 이번 이념 공방은 양당 모두에게 놓칠 수 없는 ' 모멘텀'이 된 셈이다.

고개 숙인 정용진 "모든 책임은 저에게"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전방위로 확산하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날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정 회장은 사과문에서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여러분, 박종철 열사 유가족 여러분, 광주 시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께 신세계그룹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제 잘못이다"라며 사태 수습에 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