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달랑 3곳 남은 나라…스웨덴에서 실패한 이유 [왜냐면]


김혜진 | 싱가포르국립대 정치국제학 강의 교수·스웨덴 룬드대 경제경영대학 초빙 연구자
스타벅스의 초록색 로고는 이제 전세계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상징이 되었다. 특히 한국에서의 성공은 두드러진다. 스타벅스 본사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던 지인의 말에 따르면, 한국 스타벅스의 마케팅과 공간 디자인 전략은 본사에서도 주목하며 참고할 정도라고 한다. 실제로 스타벅스 본사가 특정 국가에 브랜드 운영 권한과 디자인 재량을 폭넓게 부여한 사례는 드물며, 한국은 그 예외적인 경우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스타벅스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문화적 공간을 표방하던 브랜드가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 충분히 민감하지 못했던 사례들이 논란이 되면서, 그동안 가려져 있던 이면이 점차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스타벅스의 성공 신화는 그 의미와 방향에서 이제 재해석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스웨덴 스타벅스 사례는 흥미로운 대비를 제공한다. 스웨덴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커피 소비국이다. 손님을 초대할 때 커피의 농도로 환대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커피는 일상 깊숙이 자리 잡은 문화적 요소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하면 스타벅스가 충분히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자연스럽다.
커피 그 이상, 관계와 휴식의 가치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제시된다. 먼저, 스웨덴에는 ‘피카’라는 고유한 커피 문화가 있다. 이는 단순한 커피 브레이크를 넘어 사람들과의 관계와 휴식을 중시하는 생활 방식이다. 여기에 ‘웨인 커피’(Wayne’s Coffee)나 ‘에스프레소 하우스’(Espresso House)와 같은 강력한 스웨덴 국내 브랜드의 존재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더 나아가 구조적인 요인도 존재한다. 노동조합의 권리가 강하게 보장된 스웨덴의 노동 환경은 스타벅스의 경영 방식과 충돌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결국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스웨덴 소비자들은 외부에서 유입된 글로벌 브랜드보다 자신들의 문화와 가치에 부합하는 선택을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경쟁이 스웨덴 국내 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에스프레소 하우스는 2014년 약 150개 매장이었지만, 현재는 스웨덴을 포함한 유럽 전역에 5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외부 브랜드의 유입은 위협이 아니라 자극으로 작용했다.
스벅 오자 죽기는커녕 더 강해진 자국 브랜드
한국에서 스타벅스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 반면 스웨덴에서는 기존 문화가 외부 브랜드를 선택적으로 걸러냈다. 이는 스웨덴에 문화가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미 충분히 강한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을 대체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혹은 심리적인 저항 의식이라고 할 수도 있다. 맥도날드, 버거킹과 같은 미국 햄버거 브랜드들의 스웨덴 입성은 오히려 스웨덴 국내 햄버거 브랜드 ‘막스’(MAX)의 성공을 야기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한국 스타벅스는 그 성공만큼이나 다양한 논쟁의 중심에 서 있었다. 경영진의 정치적, 역사적 태도와 관련된 논란도 이미 스타벅스 본사에서 인지하고 있었을 수 있다. 본사는 2021년 지분 양수도 계약 당시, 브랜드 가치 훼손 시 운영권을 회수할 수 있는 조항을 포함해 다양한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서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제한적인 로열티 구조만으로도 본사가 상당한 이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타벅스의 성공과 논란을 함께 바라볼 때, 우리는 하나의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스타벅스의 마케팅 전략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역사적 감수성의 문제는 단순한 기업 사례를 넘어선다. 과연 한국 사회에서 스타벅스의 폭발적 확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제는 소비의 편의성과 상징성을 넘어, 문화와 권력, 그리고 사회적 책임의 관계를 함께 성찰하는 논의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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