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한국판 공포지수…포모 장세에 레버리지까지 부채질

최수진 기자 2026. 5. 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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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상승기 변동성 지표도 상승 배경은 소외 공포 때문
포모가 촉발한 특정 종목 쏠림…±2배 상품까지 가세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출처= 연합]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가지수와 기대변동성지수(VKOSPI)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지수 하락 우려보다는 상승장 소외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포모·FOMO) 영향으로 진단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2배 상품도 출시를 앞두고 있어 투자자들의 포모 심리를 자극하고 극심한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지수의 기대변동성 지표인 VKOSPI는 이달 4일 55.87에서 15일 74.7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6936.99에서 15일 장 중 8000선을 돌파했다. 통상 주가 상승기에는 하락 불안감이 완화되며 변동성 지표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최근 흐름은 이와 대조적이다.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수 상승 과정에서 VKOSPI가 70%를 상회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는 레버리지 추종을 위한 개인 투자자의 외가격 콜옵션 매수 쏠림과 기관의 숏 커버링 매수 등 옵션 내재변동성 상승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대변동성 상승은 하락 공포가 아닌 '추가 상승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심리적 요인은 하드웨어 기술주에 대한 자금 집중으로 이어지고 있다. MSCI 신흥국(EM) 지수 내 하드웨어 중심의 IT 섹터 비중은 전년 대비 22%에서 38%로 증가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IT 섹터에 해당하며, 이들의 합산 비중은 16%에서 31%로 확대됐다. 종목별로는 TSMC 14.2%, 삼성전자 7.3%, SK하이닉스 5.3% 등으로, 특정 반도체 종목으로의 편중이 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출처=연합]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로 고변동성 심화 우려

더욱이 오는 27일 상장 예정인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해당 상품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사전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사전 교육 신청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상품이 상장되면 상당한 규모의 투자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레버리지 ETF는 일간 변동률의 2배를 추종하기 위해 장 마감 시점(NAV 산출 시점)에 기초자산을 기계적으로 매매해야 한다. 이는 일간 가격 방향성을 지지하기보다 종가 부근의 변동성을 왜곡하고 증폭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왑(TRS) 계약을 통해 헤지 충격을 분산하는 해외 상품과 달리, 국내 상장 상품은 현·선물 실물 조정 비중이 높아 종가 부근의 수급 충격이 직접적으로 반영될 개연성이 높다. 실제로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3일 홍콩에 상장된 SK하이닉스 2배 상품의 경우 기초자산 하락 시 장 마감 직전 1시간 동안의 리밸런싱 거래가 당일 전체 거래량의 최대 60%를 차지한 바 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선물 매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형 실물 복제 구조 하에서는 더 강한 형태의 장 후반 변동성 확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IB "과매수 영역 진입으로 기술적 조정 초발 가능성도"

글로벌 투자은행(IB)도 한국 반도체 시장의 쏠림 현상을 지적했다. 팀 모 골드만삭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수석 주식 전략가는 "한국 반도체 대형주의 단기 상대강도지수(RSI)가 85에 달하고 연율화 변동성이 60%에 육박하는 등 과매수 영역에 진입했다"며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충격 발생 시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인한 가파른 기술적 조정이 촉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중장기적 AI 반도체 수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에이전틱 AI 경제 확장에 따른 토큰 수요가 2030년까지 2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공급 부족 지속으로 메모리 기업의 가격 결정력이 향후 3~5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현재 한국 메모리 대형주가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5~6배 수준인 것에 대해 시장이 수익 지속성을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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