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삶의 현장, 기억과 감정까지 화폭에 담아요" 공주기록화가 김영주 전

지명훈 선임기자 2026. 5. 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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갬영주 작가가 충남 공주의 공산성 아래에서 자신의 작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영주 작가 제공

"예쁜 풍경을 그린다기보다 우리가 살아온 삶이 사라지기 전에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붓을 들어요."

충남 공주를 가장 많이 걷고 그린 화가는 누구일까. 거의 매일 공주 원도심 골목과 제민천, 산성시장, 공산성 등을 화폭에 담는 김영주 화가다. 그가 26일부터 6월 7일까지 공주시 웅진로 민갤러리에서 '공주기록화가 김영주전'을 연다.

그는 '걸음걸음 나의 공주' 기획 아래 2018년부터 그려온 수천점의 작품 가운데 이번 전시를 위해 500여점을 추렸다. 지난 10년 공주의 삶의 역사가 집약된 작품들이다.

어반스케처라는 통상의 이름 대신 공주기록화가라고 불리는 이유는 풍경뿐 아니라 그 내면까지 포착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는 "어반스케치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빠르게 그리는 행위라면 기록화는 그 현장의 시간과 기억, 감정까지 함께 담아낸다"고 말했다.

공주, 그 가운데서도 원도심은 도시재생 등으로 변화가 빠르다. 목원대 미술교육과에 다닌 시절을 제외하고 공주에서 태어나 살았던 그는 이런 공주를 고스란히 남기고 싶었다.

제민천과 공산성 아래 골목, 산성시장 주변 등 오래된 원도심 풍경들은 계절별로 여러 번 담아 변화의 궤적을 탐색할 수 있다.

그의 은사인 박용주 시인은 "김 작가는 '공주기록화'라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고나면 사라지는 도시를 기록하는 독보적이고 소중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도시의 모습뿐 아니라 그 풍경을 바라보는 김 작가의 시선에도 변화가 생겼다.

전과는 달리, 요즘 그의 그림에는 여백이 많이 보인다. 어느덧 공주의 오래된 골목이나 제민천에 그 자체로 공간이 존재함을 감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 여백을 그는 "숨 쉴 틈이요,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공기이며 설명하지 않아도 남는 감정"이라고 했다.

김 작가는 현재 공주어반스케치챕터장과 공주어반스케치협회장으로 활동하며 지역과 예술을 연결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의 어반스케처들이 공주에 모여 도시를 함께 걷고 그리고 기록하는 '2026 공주스케치워크'를 총괄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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