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무료진료’에 ‘밥퍼’까지...그린닥터스 자봉 다 모였다

윤성철 2026. 5. 2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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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온병원에서 ‘2026년 정기총회’…300여 회원 한자리

주말인 23일 오후 1시, 부산 온병원 15층 ONN홀. 객석을 가득 채운 300여 명의 눈시울이 함께 붉어졌다. 지난 1년간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국내외 소외된 이웃들에게 인술(仁術)과 사랑을 베풀어온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의 지난 1년이 대형 모니터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졌기 때문.

자기 얼굴이 나올 땐 빙긋 미소도 띠지만, 다른 이들이 전쟁과 지진의 폐허 위에서 힘겹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을 볼 땐 그 안쓰러움에 울컥 울컥하게 된다. 그러면서 방금 모니터에 나온 옆자리 자원봉사자가 대견해 살짝 손을 잡아 본다.

"의사 가운을 입었을 때도, 앞치마를 둘렀을 때도 우리 마음은 하나였습니다. 소외된 이웃의 아픔을 어루만질 때 비로소 진정한 치유가 시작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진=그린닥터스

올해로 23년째를 맞이한 그린닥터스 '글로벌메디케어(외국인국제진료소)'의 성과는 눈부셨다. 내과, 외과, 치과 등 각과 전문의들과 청소년·대학생 봉사단이 힘을 합쳐 지난 1년간 총 1,157명의 소외계층 환자를 돌봤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외국인 근로자, 다문화가정, 북향민들이 그린닥터스의 손길을 거쳐 건강을 되찾았다. 이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의 재난 현장과 취약 지역으로 날아간 '응급구호(생명) 키트'는 생사의 기로에 선 이들에 구원의 손길이 되었다.

그린닥터스의 온기는 의료 밖에서도 이어졌다.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온병원 6층 구내식당은 구수한 밥 냄새와 웃음소리로 가득 찬다. 지역 어르신과 취약계층에게 '따뜻한 나눔의 한 끼'를 대접하는 '밥퍼' 봉사활동.

한 자원봉사자는 "일요일마다 절뚝이는 걸음으로 식당을 찾으시던 어르신이 '이 밥 한 끼 덕분에 일주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손을 꼭 잡아주실 때 눈물이 핑 돌았다"고 했다.

그린닥터스의 가장 큰 힘은 청소년부터 시니어까지 전 세대가 참여하는 '이어달리기' 봉사에 있다.

주니어그린닥터스와 대학부 회원들은 요양병원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 드리고, 매월 '온 아트' 프로그램을 통해 청사초롱, 복주머니, 꽃바구니를 만들어 호스피스 병동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기후 위기 시대에 발맞춰 페트병과 우유팩을 모으는 '탄소중립 캠페인'에도 앞장선다.

백발의 시니어 봉사자들로 구성된 '골드봉사단'도 '봄맞이 온기나눔 바자회'를 열고, 그렇게 생긴 수익금을 기부하는 등 뜨거운 열정을 함께 나눈다. 국경도, 나이도 여기선 사라진다.

그린닥터스재단 정근 이사장은 "1997년 작은 봉사단으로 시작한 우리가 세계적인 재난 현장을 누비고, 이제는 UN대학과 국제병원 설립을 바라보는 단계로 성장했다"며 "2030년 개성병원 재(再)개원과 글로벌 비전을 향해 다시 한 번 신발끈을 조여 매자"고 했다.

그린닥터스 2026년 정기총회. 1997년 설립해 벌써 29년이 됐다. 사진=그린닥터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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