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스펙터클과 질문 사이, ‘바라는 바다’
군무 강렬한 인상… 중반부 서사 완급은 아쉬움
시민과의 거리, 여전히 남은 공공 무용단의 숙제



임기 6년 차를 맞은 부산시립무용단 이정윤 예술감독이 연출·안무한 제93회 정기 공연 ‘바라는 바다’(부제: 부산, 푸른 전설의 시작)가 지난 22~23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랐다. 2022년 초연(‘바다 곁에 오래였으나 바다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과 비교하면, 이번 공연은 확연히 달라진 인상을 남겼다. 두 차례 공연에 모두 참여한 한 단원의 말처럼 “거의 새롭게 만들었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정도다. 관객은 이틀 동안 971명이 관람했다. 대극장 규모에 비하면 다소 초라하지만, 이것 또한 직시해야 할 현실이다.

다만 구성의 균형 측면에서는 아쉬움도 제기된다. 1장 ‘부산, 푸른 전설의 시작’에서 대중가요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비올라 독주로 재해석하는 등으로 만들어낸 애절함과 긴장감, 그리고 전통 굿의 연희적 요소를 현대적 군무로 치환하며 카타르시스를 이끌어낸 4장에 비해, 그 사이에 놓인 2장 ‘시간의 화원’과 3장 ‘심연의 기억’은 상대적으로 추상성이 강하고 갈등 구조가 뚜렷하지 않아 다소 느슨한 연결부로 머문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오랜만에 공연장을 찾은 지역 무용계 인사들은 반가움과 함께 아쉬움도 드러냈다. 부산시립무용단이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과 더불어 지역에서 사실상 유일한 공공 무용단임에도 불구하고, 시민과의 접점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활동은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디딤 & STEP_홀路홀춤 Vol.4’(12월 15일) △제92회 정기공연 ‘두드림 DoDream’(11월 7일) △제91회 정기공연 ‘남풍_다시 만난 숨’(5월 9일) 등으로, 횟수 자체가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예산과 대중성, 제작 여건 등의 한계는 존재한다. 그럼에도 상·하반기 정기 공연 2회(이 중 1회는 레퍼토리 공연), 기획 공연 1회, ‘찾아가는 공연’을 포함해도 연간 10여 회에 머무는 현황은 공공 예술단체로서의 역할을 다시 묻게 한다. 극장 운영의 제약이나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감안하더라도, 야외 공간이나 교육 현장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과 만나는 무대를 보다 적극적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