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용진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리고 용서 구해”

김채린 2026. 5. 2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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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이 계열사인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 데이' 행사에 대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라고 사과했습니다.

정 회장은 오늘(26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정 회장은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여러분, 박종철 열사 유가족 여러분, 광주 시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신세계 그룹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여러분들의 용서를 구한다"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정 회장이 '탱크 데이' 사태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 정용진 "모두 제 잘못…신세계 그룹 구성원, 우리 사회 역사와 희생 기억할 것"

정 회장은 "이번 스타벅스 코리아의 부적절한 마케팅으로 인해 많은 분께서 큰 아픔과 분노를 느끼셨다라는 사실을 저는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유가 무엇이든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준 것은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제 잘못이다"라고 재차 본인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또 "저를 포함한 신세계 그룹 구성원 모두 우리 사회의 역사와 희생을 기억하고 늘 국민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 정용진 "현장 직원들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언급도 있었습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서 "지금도 전국의 매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수많은 스타벅스 코리아 파트너들과 현장 직원들이 있다. 부디 이분들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분들은 스타벅스 고객 한 분 한 분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성실한 직장인일 뿐"이라며 "책임은 조직과 저를 포함한 경영진에게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과문 발표 이후 이어질신세계 그룹의 진상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서는 "이번 조사 결과 발표가 늦어진 것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경위를 상세하게 말씀드리기 위해서였음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습니다.

■ 정용진 "오늘의 사과, 끝이 아닌 시작…신뢰 얻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

정 회장은 '탱크 데이' 행사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을 의식한 듯 "국민 여러분, 지금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더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각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더 나은 세상을 미래 세대에게 남겨주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우리 모두 같다고 믿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를 포함한 신세계 그룹 구성원 모두 이번 일을 통해 더 낮은 자세로 배우고 더 노력하겠다. 더 많이 듣겠다. 더 무겁게 책임지겠다. 그리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다시 고객 곁으로 다가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내부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준도 더욱 높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정 회장은 기자 회견 말미에 "오늘의 사과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겠다"면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다시 한번 상처받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습니다.

다만,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고 퇴장했습니다.

■ 스타벅스 '탱크 데이' 행사, 왜 불매 운동 불렀나

앞서 스타벅스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18일 온라인 스토어에서, 텀블러 제품 가운데 하나인 '탱크 텀블러'를 할인하는 '탱크 데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었습니다.

5/18이라는 날짜 위에 '탱크 데이'라고 적은 홍보물도 사용했습니다.

이를 두고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계엄군의 광주 탱크 진입을 연상시키는 부적절한 마케팅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스타벅스는 또 '탱크 데이' 홍보물에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도 덧붙였는데, 이는 1987년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의 거짓 발표인 "책상을 '탁' 치자 '억'하고 죽었다"를 연상시킨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정 회장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 대표를 18일 오후 해임했습니다.

또 하루 뒤인 지난 19일 오전 본인 명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스타벅스코리아가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을 진행했다"면서 "이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통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스타벅스 불매 운동이 확산하면서, 스타벅스는 카카오톡 교환권 선물 순위에서도 7년 만에 처음으로 1위를 다른 브랜드에 내주고 5위권 밖으로 밀리는 등 파장이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결국 사태 발생 8일 만에 그룹 총수인 정용진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서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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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린 기자 (di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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