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속도전…산은 뛰고 금융위 쥔다

운용사 선정·투자 집행 모두 '초압축'

국민성장펀드는 숏리스트를 추린 직후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후보 GP 현장 실사에 착수했다. 다음주 구술심사(PT)를 거쳐 5월 안에 최종 GP를 선정할 계획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는 국민성장펀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통상 정책펀드와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빠른 일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 내부에서 신속한 자금 공급을 이루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성장펀드에는 산업은행 인력 50~60명, 시중은행 인력 12명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 인력에는 기존 벤처투자실 인력뿐 아니라 현재 영업점(지점)에서 근무하지만, 과거 벤처투자실 경력을 갖춘 베테랑들도 다수 합류해 현장 전문성을 높였다.
산은·금융위…수직적 협력 구조
투자 집행구조도 분명하다. 국민성장펀드의 실무 운영 방식은 산업은행의 '발품'과 금융위원회의 '통제'를 결합한 수직적 협력 구조다. 산업은행 실무진이 현장을 누비며 유망한 알짜 투자 후보 기업을 발굴해 오면 최종 의사결정과 결재는 금융위원회가 주도하는 방식이다.
국민성장펀드 1호 직접투자인 리벨리온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리벨리온은 산업은행이 먼저 검토하던 투자 건이었지만, 이후 국민성장펀드 측이 후속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1호 직접투자라는 상징성이 컸던 만큼 통상 딜보다 빠르게 진행했다는 평가다.
메가 프로젝트 먼저, 하반기엔 간접출자 집중
앞서 국민성장펀드는 메가 프로젝트에 먼저 화력을 집중했다. 지난해 12월 신안우이 해산풍력사업(3조4000억원)과 올 2월 평택 AI반도체 생산기지(2조5000억원)가 그 예다.
이 배경에는 집행 효율이 있다. 10억~20억원 단위 소규모 투자으로는 조 단위 자금을 제때 소화하기 어려워서다. 1조원을 채우는 데 1000억원짜리 프로젝트 10건이면 되지만, 소규모 딜로 같은 금액을 메우려면 집행 건수와 실사, 심사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이에 국민성장펀드는 상반기에 대형 프로젝트를 먼저 소화한 뒤, 하반기에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영역을 간접투자와 직접투자로 보완하는 전략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프로젝트로 밸류체인 전반에 낙수 효과를 만들고, 하부 생태계는 간접투자와 직접투자를 통해 넓게 커버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파급력이 큰 프로젝트를 먼저 집행해 시장 온도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간접투자로 빈 구간을 메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심사 기준은 보수적으로 가져갈 방침이다. 투자 대상은 일정 수준 이상 검증된 기업으로 좁히고, 객관적 지표와 근거 자료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집행 속도와 무관하게 검증 기준은 낮추지 않겠다는 게 산업은행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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