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등산화, 어떤 걸 살까? [등산왕]

1 과체중 성인 : 가벼운 신발의 유혹을 뿌리쳐라
가벼운 신발이 발을 편하게 해줄 것이라는 환상은 위험하다. 급경사 돌길이 많은 우리나라 산의 특성상, 내리막에서는 체중의 최대 5배에 달하는 하중이 관절에 집중된다. 한번 손상된 연골은 결코 재생되지 않는다. 가볍고 푹신한 신발은 보기엔 편해 보이지만, 하중을 분산하지 못하고 충격을 고스란히 무릎과 발목으로 전달한다.
국내외 정형외과 연구에 따르면, 장시간 산행 시 밑창이 단단하고 지지력이 강한 신발이 오히려 관절 보호에 효과적임이 입증되었다. 전문가들이 밑창은 딱딱하되 깔창(인솔)만 쿠션감 있는 제품을 권장하는 이유다.
Tip: 도시와 달리 산길은 가파르고 험악한 편이다. 발목을 덮는 미들컷 이상의 등산화는 다소 무겁고 투박하지만, 불규칙한 지면에서 발목 뒤틀림을 방지하고 산행 후반부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줄여 주는 '무릎 보험'과 같다.
2 정상 체중 성인 : 목적지에 따라 '장비'를 최적화하라
체중 부담이 적다면 산행의 성격과 소요 시간에 맞춘 전략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2시간 내외의 가벼운 근교 산행 및 둘레길: 활동성이 좋은 로우컷(운동화 형태) 등산화가 효율적이다. 무게가 가벼워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3시간 이상의 중거리 산행 및 100대 명산: 본격적인 산행을 즐기려면 미들컷 이상의 중등산화가 필수다. 속도는 조금 느려질 수 있어도, 장시간 산행에서 오는 발바닥 통증(족저근막염 등)을 예방하고 하강 시 안정감을 보장하며 발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줄여 준다.
3 러닝 즐기는 '강철 하체' 성인 : 효율과 안전의 밸런스
평소 러닝으로 하체 근력이 단단하게 다져진 경우라면, 트레일러닝화를 선택해 산에서도 기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단련된 근육이라도 자연의 지형지물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 지리산 중산리나 설악산 오색 코스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거친 돌길 내리막에서는 근육보다 관절이 먼저 지친다. 이때는 반드시 하강 속도를 줄이고 스틱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하중을 분산해야 한다.
또한, 트레일러닝화는 일반 등산화보다 통기성이 좋지만 그만큼 발의 마찰이 잦아 열이 많이 발생한다. 여분의 양말을 준비해 산행 중간에 갈아 신는 것만으로도 물집 예방과 쾌적한 컨디션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무사히 하산하는 것이다.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
Copyright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