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 일진홀딩스, 오너 허정석 부회장-가신 이신일 CFO ‘투톱’
사업 계열사는 代 이어 전문경영인 배치
일진전기 성장 주역 유상석 사장 중용
적자행진 ‘다이아·솔루스’ 수장 동시교체
뿌리 깊은 전문경영인 체제. 대(代)를 이어 중견그룹 일진(日進)을 관통하는 경영구도다. 2세의 흔들림 없는 오너십이 창업주가 선제적으로 닦아놓은 치밀한 승계 전략에서 말미암은 것이듯, 2대 경영자의 전문경영인 중용 기조 또한 선대의 유산(遺産)이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2세 독자경영 체제
일진그룹이 창업주 허진규(86) 회장에서 2남2녀 중 장남 허정석(57) 부회장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때는 2017년 3월이다. 앞서 2008년 7월 지주 체제 전환 뒤 2010년 3월 허 부회장이 일진홀딩스 단독대표에 오른 지 7년 만에 허 창업주가 이사회에서 퇴진한 게 이 때다.
바꿔 말하면, 허 창업주가 2013년 11월 지분 승계에 마침표를 찍자 허 부회장이 확고부동한 2대 사주(社主)로 자리매김한 데 이어 3년여 뒤에 가서는 독자경영 기반까지 갖췄다는 의미다.
허 부회장은 이를 계기로 단계적으로 경영구도 정비에 나섰다. 2017년 3월과 2019년 3월 차례로 사업 자회사 일진다이아몬드와 일진전기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2021년 3월에는 홀딩스 이사진 또한 사내 등기임원을 1명 줄여 3인(사내 2명·사외 1명) 체제로 재편했다.
이에 따라 현 경영구도는 ▲허 부회장이 가신(家臣)과 ‘투톱’ 체제로 홀딩스를 이끌고 ▲핵심사업인 전력·소재·부품 분야의 주요 계열사의 경우는 전적으로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는 형태를 띠고 있다. 허 창업주가 과거에 핵심 사업 계열사들을 전문경영인 대표 체제로 운영했던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오너 지배구조의 핵심엔 ‘믿을맨’
즉, 2019년 3월 이래 허 부회장은 오롯이 경영 컨트롤타워 홀딩스의 대표이자 이사회의장으로만 활동하고 있고, 4개 자회사와 3개 손자회사의 이사회에는 어느 한 군데도 적(籍)을 두지 않고 있다.
허 부회장 외에 홀딩스의 유일한 사내이사는 2002년 3월 합류한 한영회계법인 출신의 이신일(53) 재무최고책임자(CFO·상무)다. 6년간 가장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허 부회장의 ‘믿을맨’이라는 뜻이다.
이 상무의 활동 반경에서도 엿볼 수 있다. 홀딩스 최대주주 허 부회장(29.12%)에 이어 24.64% 2대주주로서 허 부회장의 오너십을 떠받치는 비상장 개인지주사 일진파트너스(유한책임회사)를 챙기고 있다.
일진그룹 재무팀장으로서 2007년 2월~2013년 3월 일진파트너스 감사를 지낸 뒤 2018년 11월 법인형태를 주식회사→유한회사로 바꾼 후로는 유일한 등기임원(업무집행자)으로 이름을 올렸다. 2023년 3월부터는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일진그룹 사옥 ‘일진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임대업체 일진디앤코의 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신상필벌 성과주의
모태 주력사인 일진전기의 수장(首長)은 정통 일진맨 유상석(59) 사장이다. 1992년 일진전기에 입사해 변압기사업부장, 중전기사업본부장, 전선사업본부장 등 핵심 사업부문을 거치며 33년간 잔뼈가 굵은 내부 인사다.
2009년 3월 일진전기 이사회에 합류한 뒤 2024년 12월 각자대표에 올랐다. 이어 올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뒤 3월에는 단독대표를 맡아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허 부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엿볼 수 있다.
일진전기의 독보적 성장을 주도해온 전문경영인이라는 점에서 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 있다. 일진전기는 작년 매출(연결) 2조45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2019년(6680억원)에 비하면 3배 불어난 수치다. 영업이익 또한 6년새 114억원에서 1510억원으로 폭증하며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내 변압기의 70%가 25년 이상 노후화된 데 따른 교체 수요, 인공지능(AI) 산업 팽창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증축 등으로 전력시장의 장기 호황이 이어지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초고압 변압기 수출이 대폭 늘어 수익성이 대폭 호전됐다.

다이아 발목 잡는 솔루스
신상필벌. 반면 일진다이아와 일진하이솔루스는 올해 3월 대표를 동시에 교체했다. 실적 악화를 끊기 위한 구원투수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두 계열사는 일진하이솔루스 탓에 동반 부진에 빠져있는 상태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외부인사를 수혈했다. 임만규(60) 전 현대차 전무를 영입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전주공장 공장장 출신이다. 일진다이아는 박성진(58) 홀딩스 전략기획팀장(상무)으로 대체했다. 자동차 부품, 유압기기, 산업기계를 주력으로 하는 디와이그룹 지주회사 디와이㈜의 미래전략 담당 상무를 지낸 뒤 작년 1월 홀딩스로 옮긴 인물이다.
일진하이솔루스는 2012년 11월 설립된 일진복합소재(2021년 4월 현 사명 변경)를 전신하는 수소차량용 탱크 제조업체다. 공업용 다이아몬드 생산업체 일진다이아가 총 340억원을 출자, 현재 59.56%의 지분을 소유 중이다.
한때는 잘나갔다. 매출(별도)이 2018년 286억원에서 2020년 1140억원으로 뛰었다. 영업이익은 6억원에서 2년간 도합 271억원을 벌었다. 배터리 전기차와 더불어 수소 전기차가 친환경 자동차의 간판으로 떠오르던 시기다. 2021년 9월 증시 상장으로 이어졌다.
딱 거기까지다. 2021년 매출 1180억원을 찍은 뒤 작년에는 816억원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영업적자가 2023년 98억원을 시작으로 95억원, 112억원 확대일로다. 수소차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된 탓이다.
모회사 일진다이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진원지다. 2021년 1880억원 수준이던 일진다이아의 매출(연결기준)은 작년에 1620억원에 머물렀다. 아울러 2023년 44억원 영업적자로 돌아선 뒤 46억원, 68억원으로 불어났다. (▶ [거버넌스워치] 일진 ⑤편으로 계속)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력기기 3사, 5년치 일감 쌓았다…수주 35조 돌파
- 22일 출시하는 국민참여성장펀드, 가입 전 따져볼 8가지
- 22일 첫선 '국민성장펀드'가 향할 코스닥업종은? 바이오·IT·로봇 '주목'
- [단독]은행서 산 국민성장펀드도 팔 수 있다…금융위 '예외 허용'
- 카카오 빠지고 하나은행 합류…네이버·두나무 빅딜 '탄력'
- 신사업 늘리는 네이버 vs 계열사 파는 카카오
- 디앤디파마텍, 임상 발표 쏠린 눈…바이오 투심 향방 가른다
- 스타벅스에서 무신사까지…'현대사'에 떠는 기업들
- '포드와 결별' SK온, 이자 2700억 절감
- SK하이닉스 목표주가 ‘380만원'까지 나왔다